초로기 치매 환자의 일자리 제공, 주민 치매 인식 개선에 기여
성북구 돌곶이역 인근의 장위석관보건지소 3층에는 '기억 품은 팜 카페'가 있다. 초로기 치매 환자들에게 바리스타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 훈련 공간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지난 9일, 2025년 서울시 약자동행지수 성과평가에서 의료·건강 부문 우수사례로 ‘기억 품은 팜 카페’가 선정됐다.
기억 품은 팜 카페(이하 팜카페)가 처음 문을 연 것은 2024년 9월 9일이다. 이 카페는 성북구청과 성북구치매안심센터가 공동으로 주관해 설립했다. 성북구치매안심센터에서 운영하며, 초로기 치매 환자들에게 일자리와 사회적 역할을 제공한다. 팜카페는 치매 환자들이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나 자존감을 회복하고 지역사회 연계를 통해 삶의 질 향상을 돕는 기능을 하며, 지역 주민들에게는 치매 예방과 인식 개선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초로기 치매 진단을 받은 바리스타가 참여해 음료를 제조한다. 커피 300원, 채소 주스 500원 등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음료를 제공한다. 바리스타는 스마트팜 관리, 인지 활동 등을 수행한다. 스마트팜에서 기른 작물은 음료의 재료로 사용된다. 성북구는 이처럼 팜카페를 통해 치매 진단을 받아도 사회참여 기회의 통로를 열어두었다.
보건소 3층 성북구치매안심센터분소의 검사실에서는 치매 검사와 치매 예방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같은 층에 팜카페가 있다. 팜카페에는 성북구치매안심센터가 자체 개발한 인지 훈련 교재인 《인지노리터 워크북》이 비치돼 어르신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초기 치매 어르신의 인지 훈련, 미술 활동, 스마트 케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주민 누구나 음료를 마시며 쉴 수 있고 인지 훈련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팜카페의 벽 한쪽에 식물들을 키우고 있어 시각적으로도 시원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 또한 스마트 운동기구를 비치해두어 운동을 하면서 인지 능력을 활성화시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바리스타는 초로기 치매 환자로 음료가 조금 늦게 나오거나 매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 이를 배려하고 기대하는 마음의 여유를 갖도록 한 특징이 있는 카페다. 팜카페 이용 시간은 2시간으로 제한돼 있고 이용 후 자율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서울시는 “65세 미만 초로기 치매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성북구 ‘기억 품은 팜 카페’는 일자리 창출은 물론, 인지 훈련 및 사회적 역할 제공에 효과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성북구는 이번 우수사례 선정을 계기로 초기 치매 환자의 사회참여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 일상생활 훈련을 통해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는 한편, 가족들의 부양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긍정적인 변화를 지역사회 전반에 확산시킬 계획이다.
전홍준 성북구치매안심센터장(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이번 우수사례 선정은 치매 환자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앞으로도 치매로부터 안전한 성북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약자동행지수 성과평가’는 2023년 10월에 처음 개발·공개했으며, 서울시가 추진하는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 효과를 측정하는 지표로서 생계·돌봄, 주거, 의료·건강, 교육·문화, 안전, 사회통합 등 6개 영역과 50개 세부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성과평가는 매년 진행하며, 지수 산출 과정은 전문가 및 시민 평가단의 검증을 거쳐 다음 해 상반기에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