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진 교수팀, 건보공단 건강검진코호트 연구
치료받은 환자에선 혈관성 치매 위험 43.4%↓

하지정맥류를 앓는 중년 여성 환자 이미지 / 챗GPT
하지정맥류를 앓는 중년 여성 환자 이미지 / 챗GPT

하지정맥류(Varicose veins)를 앓으면 장기적으로 치매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하지정맥류를 치료받은 환자에서는 혈관성 치매 발병 위험이 43.4%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표재정맥의 판막 손상으로 혈액이 심장까지 제대로 올라가지 못하는 질환이다. 그 결과, 혈관이 3mm 이상 늘어나고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온다. 주로 여성이나 고령자, 오래 서 있는 직업군에서 흔히 나타나며, 붓기나 통증, 피부 변화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기존 연구들에서는 하지정맥류가 만성 염증, 혈관 내피세포 기능 저하, 혈류 정체 등을 유발하고, 뇌 백질 손상이나 소혈관 질환 등을 일으켜 혈관성 치매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됐다.

송태진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코호트(NHIS-HEALS)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종단 연구를 통해 하지정맥류와 치매 발병 간의 연관성을 규명하고자 했다. 이 연구는 2005~2010년 건강검진을 받은 평균 연령 56.1세의 43만 87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이 중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은 환자 5,096명(1.3%)과 그렇지 않은 39만 1,671명(98.7%)에 대해 성향점수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 PSM) 기법을 활용해 1대 5 비율로 비교 분석했다.

성향점수매칭은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 음주·흡연 상태, 기저질환 등 다양한 조건을 반영해 하지정맥류 환자와 유사한 건강 상태의 비(非)하지정맥류 환자를 통계적으로 짝지어 비교하는 방식이다.

연구 결과, 평균 13.33년의 추적 기간에 전체 대상자 39만 6,767명 중 5만 5,329명(13.9%)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이 가운데 알츠하이머병은 3만 8,673명(9.7%), 혈관성 치매가 1만 5,013명(3.7%)으로 확인됐다.

하지정맥류가 있는 환자군은 대조군보다 모든 원인의 치매 발병 위험이 23.5% 높았다.(HR 1.235, 95% CI 1.147~1.329) 특히 남성, 현재 흡연자, 주 3회 이상 음주자에게서 연관성이 더 뚜렷하게 확인됐다.

하지정맥류 환자의 치료 여부에 따른 차이도 분명했다. 하지정맥류 치료 또는 시술을 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혈관성 치매 발병 위험이 43.4% 낮았다.(HR 0.566, 95% CI 0.382~0.841)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 또한 21.3% 줄어든 것으로 관찰됐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나타내지는 않았다.(HR 0.787, 95% CI 0.615~1.007)

다만 건강보험 청구 데이터 기반으로 하지정맥류의 중증도를 구분할 수 없고, 교육 수준, 유전적 요인 등이 반영되지 못한 점, 인종적 제한은 연구의 한계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연구에 포함된 혈관성 치매 및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적고, 하지정맥류로 진단받은 환자의 비율도 낮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온라인으로 실렸다.

 

Source

Woo HG, Park J-y, Park M-S, Song T-J (2025) Association between varicose veins and occurrence of dementia: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PLoS One 20(4): e0322892.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322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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