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간호대 연구팀, 간병인 대상 온라인 교육 영상 제작
“식사 보조 다룬 7분 분량 유튜브 영상으로 긍정적 효과 도출”
요양시설에서 치매 환자 식사 보조를 맡는 간병인을 대상으로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영상 교육을 제공한 결과, 지식 습득과 태도 및 행동 개선 등 돌봄의 질이 향상됐다는 국내 연구가 발표됐다. 핵심 내용을 압축한 짧은 유튜브 영상(쇼츠)만으로도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화여대 간호대 연구팀은 치매 환자의 절반 정도가 요양시설에서 생활하는 가운데 이들 중 71%에게 식사 보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주목했다. 환자의 인지·신체 기능, 치매 진행 정도, 제공되는 음식의 질감이나 종류 등에 따라 식사 보조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간병인은 인력 부족과 시간 제약 등 여건으로 식사 보조에 대한 체계적인 훈련을 받기 어려워 주관적인 판단에 따르는 게 현실이다.
연구팀은 요양시설에서 근무한 경험이 풍부한 노인 전문 간호사들과 간호대 교수 등이 참여해 식사 보조 관련 기본 지식과 기술, 윤리적 고려 사항 등 6가지 주제로 구성된 시나리오 기반 교육 영상 7편을 만들었다. 각 영상은 평균 7분 13초 길이로 비교적 짧게 제작됐고, 집중도와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마이크로러닝 원칙이 반영됐다.
이 프로그램은 시각과 청각 두 채널을 통해 정보를 처리할 때 학습 효과가 높아진다는 메이어(Mayer) 멀티미디어 학습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글이나 강의만으로 학습할 때보다 영상 속 내레이션과 그림, 자막 같은 시청각 요소가 함께 제공되면 인지 부담이 줄고, 내용 이해와 실제 적용이 더 깊어진다.
예를 들어 간병인이 식사 거부 행동을 보이는 환자에게 눈을 맞추고 입술이나 볼을 살짝 자극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보고 설명을 들을 경우, 글로만 읽을 때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국내의 장기요양시설 두 곳에서 평균 10년 이상 경력의 간병인 24명을 대상으로 유튜브를 통해 이 교육 영상을 7일간 하루 1~2개씩 보여준 뒤 변화를 분석했다. 영상에는 주요 내용을 1분 이내로 요약한 유튜브 쇼츠 영상도 포함됐다. 간병인은 모두 여성이었고, 평균 나이가 약 62세였다.
교육 효과는 ‘커크패트릭(Kirkpatrick)’ 4단계 모델에 따라 평가됐다. 이 모델은 교육 훈련의 성과를 ▲참여자 만족도(반응) ▲지식·기술 습득(학습) ▲현장에서의 행동 변화(행동) ▲조직 차원의 성과(결과)로 나눠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도구다. 또한 간병인 중 5명과 감독 간호사 5명을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참여자들의 지식과 태도, 실제 행동까지 모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간병인의 식사 보조와 관련한 지식 점수가 91.67점에서 100점으로, 행동 평가 점수는 67점에서 92점으로 각각 상승했다. 감독 간호사들은 간병인들이 구강 운동, 눈맞춤, 비언어적 소통 활용 등 세심한 돌봄 기법을 실제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FGI 결과에서는 간병인들이 “예전에는 ‘빨리 드세요, 다 드셨어요?’라고 재촉하듯 말하곤 했는데, 지금은 그런 태도가 옳지 않다고 반성하게 됐다”거나 “환자가 손을 움직이거나 음식을 집는 등의 행동이 긍정적이라는 걸 깨달아 식사 시간에 독립적으로 드실 수 있도록 돕는다”는 변화를 보고했다. 영상의 길이나 제작 방식에 대해서도 “짧고 임팩트가 있어서 훨씬 좋았다”, “드라마식 시나리오를 활용해 가르치는 게 좋은 방법 같다”고 반응했다.
감독 간호사들도 프로그램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간호사는 “예전에는 환자에게 한 숟갈을 주고 다른 환자에게 옮겨가곤 했는데, 이제는 환자 한 명이 식사를 다 마치고 나서야 다른 환자에게 가는 모습도 보인다”고 전했다. 교육받은 간병인들이 다른 동료에게도 영향을 주는 ‘확산 효과(ripple effect)’도 확인됐다.
다만, 일부 간병인은 교육 이후에도 여전히 환자가 10~20분 안에 식사를 마쳐야 한다는 기존 습관을 고집하는 사고방식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유튜브를 활용한 짧고 집중적인 교육은 반복 시청이 가능해 간병 실무에서 지속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육에 참여한 이들이 ‘선도자(opinion leader)’로서 동료에게 영향력을 전파하도록 지원해야 사람 중심 돌봄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일(현지 시간) 노인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BMC Geriatrics’에 실렸다.
Source
Jung, D., Yoo, L., Shin, S. et al. Feasibility of a nurse-led online video intervention for mealtime assistance in dementia care: a quasi-experimental mixed-methods study. BMC Geriatr 25, 677 (2025). https://doi.org/10.1186/s12877-025-063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