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시설에 맡겼는데..”…시설 내 노인학대 매년 경신
“믿고 시설에 맡겼는데..”…시설 내 노인학대 매년 경신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1.08.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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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집계 이후 꾸준히 증가…근본적 예방-해결책 필요

시설 내 치매환자 등 노인학대 건수가 매년 지속 증가함에 따라 학대 예방과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설 학대 피해자는 의사 능력이 부족한 치매 노인이나 신체적 의존도가 높은 취약 노인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관심 환기와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요 해결책으로는 ‘충분한 치매 관련 교육과 훈련’, ‘인력 확충’, ‘신속한 보고 체계 마련’, ‘가해자(기관 포함) 처벌 단계적 강화’, ‘실태조사 실시’ 등이 종합적 대책으로 꼽혔다. 

최근 보건사회연구원 임정미 인구정책연구실 고령사회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시설 내 노인학대 현황과 대책’을 통해 노인학대 예방책의 마련을 주장했다. 

고령화와 함께 시설 내 노인학대 건수는 매년 증가해 지난 2005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노인학대 중 시설 내 노인학대 비율은 2009년 2.7%에서 2019년 11.8%(617건)로 증가했다.

일반인과 요양보호사 총 1,432명을 대상으로 시설 노인학대 발생 원인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직원의 성격이나 자질’(23.8%) 다음으로 치매행동 등 노인의 개인적 기질 및 행동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반면, 요양보호사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는 치매 등 노인의 개인적 기질 및 행동이 43.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결국 치매 환자가 시설 내 가장 높은 학대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또 학대 유형을 보면 방임,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성적 학대, 경제적 학대 순으로 발생 빈도가 높았다. 

학대 기간도 꾸준히 증가했다. 시설 학대 지속 기간을 살펴보면, ‘1개월 이상 1년 미만’, ‘1년 이상 5년 미만’의 노인학대가 지속됐다는 응답이 2012년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해 장기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임정미 부연구위원은 시설 학대는 직원을 통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시설 직원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학대 발생 상황에서 직원이 잠시 벗어나 분노나 공격적 성향을 컨트롤할 수 있는 케어환경의 조성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직원의 스트레스나 번아웃을 완화하기 위한 상담 프로그램과 종사자 지원센터 설치 등을 제안했다. 

또 돌봄 기술의 교육-훈련 활성화와 인력 확충을 통해 업무부담 완화도 주요 사항으로 지목했다. 다만 병원의 자체적인 해결이 아닌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통해 실현하고, 일본과 같이 교육-훈련 참여 가산제도를 활용해 급여체계를 개선하는 방식의 방안을 추천했다. 

임 연구위원은 “복지부가 공표하는 시설 학대는 시설 학대로 신고된 사례에 한해 유무를 판단·집계하는 것이기 때문에 잠재-은폐된 사례가 많을 수 있다”며 “실태조사와 연구를 통해 규모와 발생 양상을 면밀히 파악하고,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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