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밀로이드 표적 신약 '간테네루맙' 좌초 위기 "임상 빨간불" 
아밀로이드 표적 신약 '간테네루맙' 좌초 위기 "임상 빨간불"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11.1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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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상 GRADUATE 연구 톱라인 결과 "혜택 확인 실패", 오는 30일 CTAD서 풀데이터 공개

알츠하이머병 분야 후속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신약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던 '간테네루맙(gantenerumab)'의 시장 진입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오는 11월 말 국제학회 발표에 앞서 선공개된 3상임상의 톱라인 분석 결과, 간테네루맙을 투약한 환자들에선 인지 기능 저하를 개선하는 혜택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됐다.

간테네루맙은 지난 2014년 진행된 3상임상 분석에서도 한 차례 고배를 마시고 3년 뒤 임상을 재개한 항체 약물로, 향후 회사가 내놓는 추가 분석자료에 따라 최종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로슈는 알츠하이머병 환자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간테네루맙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3상임상 'GRADUATE I 및 II 연구'의 톱라인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임상은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한 경도인지장애(MCI) 환자에서 간테네루맙을 평가한 결과였다. 핵심은 이렇게 정리된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로 설정된 인지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혜택을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치매 중증도 구별을 위한 임상치매척도(CDR-SB) 평가 결과 위약과 비교해 임상적 지표 감소율이 GRADUATE I 및 II 연구에서 각각 8%, 6% 수준으로 확인됐다.

CDR-SB 지표와 관련해, 연구 시작시점 대비 GRADUATE I 및 II 연구에서 각각 -0.31(p=0.0954), -0.19(p=0.2998)의 임상적 감소가 느려진 것이다. 다만 이마저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다. 

더불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축적되는 비정상적인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반의 제거 수준도 예상보다 낮았다는 대목이다. 

14일(현지시간) 로슈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결과에 매우 실망하고 있다"면서도 "GRADUATE 분석 결과가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지만 새로운 데이터 세트를 제공한 것에는 만족한다. 분석 내용을 계속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전성 평가에선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 치료제들에서 대표적 중증 이상반응으로 언급되는 뇌부종 및 미세출혈 등의 'ARIA (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부작용 이슈가 선발품목인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에 비해 낮았기 때문이다.

관건이었던 뇌부종 등의 ARIA-E 발생 비율을 짚어보면, 간테네루맙 치료군에서 ARIA-E의 발생률은 25% 수준이었으며, 대부분은 무증상이었고 치료 중단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또한 뇌출혈 등의 ARIA-H 발생률은 간테네루맙 치료군과 위약군에서 비슷한 수준으로 보고했다.

이 밖에도 동시 개발 중인 간테네루맙 피하주사제의 경우, 내약성이 우수한 것으로 전했다.

한편 로슈는 오는 30일(현지시간) 열리는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컨퍼런스(CTAD) 석상에서 해당 GRADUATE I 및 II 연구의 주요 결과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장조사기관은 부정적인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금융서비스그룹인 ODDO BHF는 "간테네루맙에 엄청난 실패를 안긴 결과"라면서 "지난 9월 레카네맙(lecanemab)이 3상임상 결과 위약 대비 인지저하를 27% 개선시키면서 계열약 시장에 독보적인 위치를 점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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