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치매 신약 레카네맙·도나네맙, 아두카누맙 빈자리 대체할까
후속 치매 신약 레카네맙·도나네맙, 아두카누맙 빈자리 대체할까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11.07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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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내년 도나네맙 시장진입 우선과제 "후속 항체약 '렘터네툭'도 주목" 

내년 상반기에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치료제의 시장진입을 놓고 후속 치매 신약들의 개발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개발한 '레카네맙(lecanemab)'이 최신 3상임상 분석에서 성공적인 결과물을 제시한 가운데, 경쟁업체인 다국적제약기업 일라이 릴리에 쏠린 기대감도 동시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릴리는 첫 타석으로 준비 중인 '도나네맙(donanemab)' 외에도 차세대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약(단일클론항체) '렘터네툭(remternetug)'의 후기 임상평가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릴리는 분기 실적 발표장에서 이 같은 청사진을 분명히 했다. 릴리의 의료총괄책임자인 Dan Skovronsky 박사는 "레카네맙의 경우 이번 분석 결과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임상적으로 인지저하의 진행을 27%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혜택이 동일한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에 속한 도나네맙에서는 어떻게 보고될지 추가 검증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도나네맙의 'TRAILBLAZER-ALZ 연구'에 이어 레카네맙의 연구를 통해 초기 증상을 가진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아밀로이드반을 제거하는 혜택은 보다 명확해지고 있다"며 "뇌에 비정상적인 단백이 축적되는 것은 뉴런 사이의 작은 틈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이 잘못접힌(misfolding) 결과이며 여전히 신경퇴행의 주요 바이오마커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현재 릴리는 도나네맙에 대한 신속승인 신청을 모색 중인 상황이기도 하다. 회사 경영진에 따르면 도나네맙의 시장진입을 2023년 상반기 중으로 계획잡고 있으며, 이후 중순 경 도나네맙의 3상임상 결과 분석을 통해 완전승인 신청에도 돌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와 관련, 회사는 분기별 실적 브리핑을 통해 도나네맙의 임상 진행과 시장 진입에 대한 확신을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Anne White 박사(릴리).

릴리의 신경과학부 총괄책임자인 Anne White 박사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대한 릴리의 노력은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면서 지난 30년 동안 계속돼 왔다"며 "도나네맙 외에도 차세대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치료제인 렘터네툭을 가지고 광범위한 3상 임상프로그램이 시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당 신약 후보물질(실험물질명: LY3372993)은 단일클론항체약물로 통상 '-맙(mab)' 계열 약으로 통칭되지만 작명법이 달라졌다. 이는 작년 하반기부터 항체 신약 후보물질의 경우, 항체 구조에 따라 '-tug' '-bart' '-mig' '-ment' 등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하게 된 데 따른다.

여기서 렘터네툭은 뇌의 아밀로이드반 제거에 초점을 맞춘 치료제로 집중 평가될 예정이며, 오는 2024년 3월 1차적으로 완료될 임상에 환자 400명을 모집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White 박사는 "CMS가 연초에 발표한 보험가이드라인의 경우도 도나네맙의 2상임상과 레카네맙의 3상임상 데이터를 고려할 때 재고해야 할 것"이라며 "도나네맙의 3상 분석 결과가 나오면 당국에 해당 의견을 요청할 생각이다. 렘터네툭이 본 임상평가에 착수하기 전에 이런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4월엔 실효성과 안전성 문제로 인해 시장 퇴출 절차를 밟고 있는 선발품목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과 관련해 항체의약품의 보험적용에는 '제한' 입장을 밝힌 글로벌 보험가이드라인이 제정되기도 했다.

미국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보험서비스센터(CMS)가 발행한 '알츠하이머 치매 항체 신약 보험가이드라인'에선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치료제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이다. 

보험당국은 "임상적 혜택이 불분명한 항체치료제에는 일체의 비용지원을 하지 않겠다"며 국가 적격 임상에 등록된 인원 외에는 해당 치료제의 사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 같은 기조를 세운 보험지침의 여파는 묵직했다. 아두카누맙 외에도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에 포함되는 후속 단일클론항체 약물들에는 모두 동일한 보험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었다. 

아두카누맙을 잇는 후속 치매 신약 품목들인 레카네맙을 비롯해 글로벌 빅파마 로슈의 '간테네루맙(gantenerumab)', 릴리의 도나네맙 등이 모두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릴리는 "도나네맙이 신속승인을 받더라도 환자 접근성이 매우 제한된 상황"이라며 "하지만 시장진입은 여전히 중요하다. 중장기적 기회를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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