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신약 도나네맙 … 초기 치매 환자 진행 속도 60% 늦춰
알츠하이머 신약 도나네맙 … 초기 치매 환자 진행 속도 60% 늦춰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3.07.19 10: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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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릴리 AAIC에서 17일 발표…아두카누맙‧레카네맙 이어 치열한 3파전

뇌부종‧출혈 등 부작용 넘어야 할 과제, 복용 연령 낮을수록 효과

고통을 받는 치매 가족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미국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학술회의(AAIC)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 중인 항체 의약품 도나네맙이 알츠하이머의 진행 속도를 크게 늦추는 효과를 보였다고 17일 밝혔다. 

일라이릴리는 16~2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고 있는 AAIC 최종 임상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자료는 미 의학협회저널에도 동시에 발표됐다.

초기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평균 연령 73세의 환자 1,736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경도인지장애나 경증 치매를 앓는 초기 상태에서 도나네맙으로 치료를 시작하면 인지 및 기능 저하를 둔화시켜 치매 진행을 최대 60%가량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저‧중간 타우 환자군의 경우, 도나네맙은 위약 대비 알츠하이머 평가척도 (iADRS)가 치료군 –6.02 vs. 위약군 –9.27으로 질병 진행을 35.1% 지연시켰다. iADRS는 자금 관리, 운전, 취미활동, 현재 사건에 대한 대화 등 일상생활에서의 인지 및 활동을 평가하는 척도다.

경도인지장애가 나타난 피험자 그룹에서 도나네맙이 iADRS 지표를 적용했을 때 인지 및 기능 저하가 60%, CDR-SB 지표를 적용했을 때는 46% 각각 둔화됐다.

전체 환자군으로 보면 iADRS 치료군 –10.19 vs. 위약군 –13.11으로 질병 진행속도는 22.3% 지연됐다. 기간 분석의 경우, iADRS 기준으로 4.36개월, CDR-SB 기준으로는 7.53개월 속도를 늦췄다. CDR-SB는 임상 시험에서 치매 약물의 효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라이릴리는 “초기에 치료 받을수록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지만 도나네맙으로 치료받기 위해 타우 검사는 필수가 아니다”고 밝혔다. 

타우는 뉴런 내에서 물질의 운반을 담당하는 운동단백질로써 알츠하이머 질환 발병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건강한 경우에는 뉴런의 활동을 지지하지만 변형된 경우는 알츠하이머 질환과 관련된 뇌 병변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들은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인 타우 수치에 따라 저·중간 타우 그룹과 고위험 타우 그룹으로 나뉜다. 도나네맙은 복용 연령이 낮을수록 효과가 좋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또 초기 환자들과는 달리 타우 중간이하의 환자에서 인지 저하 속도를 약 35% 늦췄다.

알츠하이머협회 최고 과학 책임자 카리요 박사는 “도나네맙은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초기에 투여하는 것이 좋다”면서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늦게 치료하는 것 보다 질병 진행속도를 훨씬 늦출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나네맙이 미 식품의약국의(FDA)의 정식 승인을 받는다면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일본 제약사 에자이의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과 바이오젠‧에자이의 ‘레카네맙(제품명 레켐비)’에 이어 세 번째 치매 신약이 탄생하면서 치열한 3파전이 예고된다.

그러나 일부 투약 환자에게서 뇌부종과 출혈 등 부작용이 발생한 점은 넘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체 ARIA-E(뇌부종) 24.0% vs. 위약군 2.1%, ARIA-H(미세출혈) 31.4% vs. 위약군 13.6%를 보였다. 레카네맙의 전체 ARIA-E는 13% vs. 위약군 2%, ARIA-H는 17% vs. 9%를 나타냈다. 

한편 인구 증가와 고령화로 치매 환자가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 중 약 1억 5,300만 명 이상이 치매를 앓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814만 4,674명 중 약 84만 명이 치매 환자이다. 인구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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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용태 2023-07-19 10:58:48
점점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진단이 중요해지는 군요. 약물 시장보다는 진단 시장이 커질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