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83개 카운티 대상 조사, 이번이 처음…치매 환자 위한 예산 산출 도움

미국에서 치매 유병률이 가장 높은 곳은 동부와 남동부 지역으로 조사됐다.
쿠마르 B. 러시의과대학 라잔 교수팀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16~20일 열린 2023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컨퍼런스(AAIC)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시카고 보건 및 노화 프로젝트(CHAP)의 인지 데이터와 국립보건통계센터(NHCS) 인구 추정치를 사용하여 미국 전역 카운티에서 65세 이상 성인 알츠하이머 유병률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백인에 비해 중남미 출신인 히스페닉계는 더 어린나이에, 또 흑인은 같은 연령이라도 중장년에서 알츠하이머를 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는 뭘까? 이 지역 거주 주민비율이 노인과 흑인 및 히스패닉계가 높고 이들 주민을 중심으로 유병률이 높다는 것 외에는 달리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이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를 각각의 인종이 가지는 유전적 특성보다는 미국 사회의 특성상 흑인이나 히스페닉계에서 고지방 식이습관 등으로 심혈관계질환이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고 이들 인종이 비교적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적은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3,183개 카운티 단위의 치매 환자 추정 유병률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데이터는 AAIC에서 발표됨과 동시에 알츠하이머협회 잡지인 Alzheimer's & Dementia에 게재됐다.
조사결과 65세 이상 인구 1만명 이상인 카운티 중 치매유병률이 높은 곳은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 플로리다 △티모어 시티, 메릴랜드 △뉴욕 브롱크스가 각각 16.6%로 집계됐다.
이어서 △힌즈 카운티(15.5%) △올리언즈 패리시, LA (15.4%) △가주 더거티 카운티(15.3%)△오렌지버그 카운티, S.C (15.2%) △임페리얼 카운티, 캘리포니아(15.0%) △텍사스주 엘파소 카운티(15.0%)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지역의 평균 연령이 높고 흑인과 히스패닉 거주자의 비율이 높은 것 외에 더 높은 유병률을 설명할 수 있는 특정 인구 통계학적 특성에 주목했다.
뉴욕 브롱크스 카운티의 경우, 65세 이상 거주자 중 85세 이상 고령자가 14%(전국 평균 12%)를 차지했고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30.1%(9.4%), 히스패닉계 미국인 46.9%(8.8%)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에 비해 높은 수치이다.
나이는 알츠하이머의 주요 위험 요소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 알츠하이머병 협회가 조사한 ‘2023 알츠하이머병 사실과 수치’에 따르면, 나이든 흑인은 나이든 백인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약 2배, 나이든 히스패닉계는 나이든 백인들보다 약 1.5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라잔 교수는 "이번 조사로 특정 지역 사회가 알츠하이머 위기에 대한 인식을 높이게 됐다“면서 ”특히 이번 조사를 공중 보건 프로그램에 적용함으로써 치매 환자를 위한 예산을 보다 체계적으로 배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