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에 한번 이상 악몽 꾸면, 또래 중장년보다 인지능력 저하 확률 4배 커
어린 시절에 꾸는 규칙적인 악몽이 인지 기능 저하를 일으켜 인지 장애나 파킨슨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의료 정보지 메드스케이프에 따르면 한 조사기관이 어린 시절 한 주 동안 영국에서 태어난 6,991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악몽을 꾸는 빈도와 향후 치매 발병 여부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통계 프로그램으로 참가자의 인지 기능 장애 여부와 파킨슨병 진단 가능성을 파악했다.
이들 어린이들이 7세(1965년)와 11세(1969년) 때 어머니를 통해 3개월 동안 ‘나쁜 꿈이나 악몽’을 경험했는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이들 어린이 중 78.2%는 나쁜 꿈을 꾸지 않았으며 19.7%는 일시적으로 나쁜 꿈을, 3.8%는 지속해 나쁜 꿈을 꾸었다.
또 50세(2008년)까지 262명의 참가자가 인지 장애를 일으켰고 5명은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지속해 나쁜 꿈을 꾼 사람들은 50세까지 인지 장애나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장년과 노년층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악몽을 꾼 건강한 중년 성인은 향후 10년 동안 그렇지 않은 성인에 비해 인지능력 저하를 경험할 확률이 4배 높았다. 같은 악몽 빈도를 가진 노인들은 나쁜 꿈을 꾼 적이 없는 또래에 비해 치매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두 배나 높았다.
분석에는 605명의 중년 성인(35~64세)은 13년 동안, 2,600명의 노인(79세 이상)은 7년 동안 추적‧관찰한 자료를 근거로 했다. 나쁜 꿈의 빈도가 높을수록 중년 성인의 인지 저하 위험이 컸고, 노인의 치매 위험이 높았다. 매주 한 번 이상 나쁜 꿈을 꾼 사람은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3.99배였으며 매주 한 번 악몽을 꾸는 노인들은 치매 위험이 2.22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은 연구는 과거에도 있었는데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영국 버밍엄대학 뇌건강센터 연구팀은 35~64세 미국 성인 600명, 79세 이상 성인 2,600명을 대상으로 악몽 꾸는 빈도와 향후 치매 발병 여부를 관찰했다.
조사 결과, 매주 악몽을 꾸는 35~64세 성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향후 10년 이내에 인지 기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3배 더 높았다. 매주 악몽을 꾸는 노인의 경우 치매 진단을 받을 확률이 2배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매주 악몽을 꾼다고 답한 79세 이상 남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5배 높았다.
한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가끔 괴로운 꿈을 꾸는 것은 건강에 해롭지 않을 수 있지만, 잦은 악몽을 꾸면 전문의를 찾아 상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