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치매 걸릴 확률 일반인의 3.4배 … 헤딩이 원인
축구선수 치매 걸릴 확률 일반인의 3.4배 … 헤딩이 원인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3.06.1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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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 이상 없어 … 美‧英, 10~12세 유소년 선수 헤딩 금지

전직 프로축구‧럭비 선수 380명, 당시 소속 구단 상대로 소송
축구선수가 치매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3.46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축구선수가 치매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3.46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축구 선수가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영국축구협회(FA)가 프로축구협회(PFA)와 공동으로 영국 노팅엄대학교 연구팀에 의뢰해 조사한 연구보고서에서 드러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한 전직 프로축구선수의 2.8%가 치매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일반인은 0.9%만이 치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직 프로축구선수들이 치매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과 비교하면 3.46배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매를 제외한 신경퇴행성 질환 판정을 받은 환자 비율도 전직 프로축구선수(2.8%)가 일반인(0.9%)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프로축구선수들이 치매와 신경퇴행성질환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 것은 경기 중에 단단한 공을 머리에 맞추는 헤딩 행위가 신경인지시스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추측은 선행 연구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연구진은 1924년부터 2019년까지 6,000여 명의 엘리트 축구 선수와 5만 6,000여 명의 비 축구 선수의 건강 기록을 비교분석했다. 

연구진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필드 플레이어와 골키퍼의 인지 건강을 조사한 결과, 필드 플레이어는 일반인 보다 알츠하이머와 치매에 걸릴 위험이 1.6배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면 골키퍼는 알츠하이머와 치매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 골키퍼는 필드 플레이어와는 달리 경기 중 공을 거의 헤딩하지 않기 때문이다.  

치매에 걸린 영국의 전직 프로축구선수는 한두 명이 아니다. 지난 4월 말 현재, 자신이 몸담았던 구단을 상대로 집단소송에 참여한 선수는 축구선수와 럭비선수를 합해 총 380명으로 알려졌다. 이 통계는 소송에 참여한 선수만 포함돼 있어 이를 감안하며 훨씬 더 많은 전직 선수들이 치매로 고통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선수들은 당시 자신들의 소속 구단이 치매를 비롯한 파킨슨병과 뇌진탕으로부터 자신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영국축구협회는 “선수들을 치매는 물론 잠재적인 건강 위험요인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지난해부터 U-12 수준의 경기에서 고의적인 헤딩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미국에서는 2015년부터 10세 미만 유소년의 헤딩을 전면 금지하고 있고 잉글랜드도 2022~2023 시즌부터 12세 미만 선수들의 헤딩을 금지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한편 레슬링이나 태권도, 유도, K-1 등의 운동선수들에게 종종 ‘펀치 드렁크 신드롬’ 이라는 몸이 심하게 떨리거나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뇌 신경 네트워크가 손상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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