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 시기 지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치매 치료 시기 지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3.06.3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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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한 징후, 바로 치료해야 … 돌이킬 수 없는 결과 야기

위험 신호에 주의 기울여야 … 꼼꼼한 모니터링 필수
치매는 우리 모두의 건강한 노후를 위해 예방이 시급한 질환 중 하나로, 생활 습관 개선과 적절한 관리로 치매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치매는 우리 모두의 건강한 노후를 위해 예방이 시급한 질환 중 하나로, 생활 습관 개선과 적절한 관리로 치매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급속한 고령화로 '영혼의 파괴자‘로 표현되는 치매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작년 65세 이상 인구는 총 857만 7,830명이고, 이중 88만 6,173명이 치매 환자로 추정된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셈이다.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의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하여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임상 증후군을 의미한다. 알츠하이머병이라 불리는 노인성 치매, 뇌졸중 등으로 인해 생기는 혈관성 치매, 이 밖에 다양한 원인에 의한 치매가 있다.

알츠하이머는 치매를 일으키는 병 중 일반인에게 가장 흔히 알려진 병이며 전체 치매 사례의 70%를 차지한다. 주요 위험 요인은 노화이며 유전, 다운증후군, 머리 부상, 우울증도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한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 즉 뇌경색과 뇌출혈에 의해 뇌가 손상되어 발생하는 치매이다. 증상은 일반적으로 주의력 저하로 시작한 뒤, 알츠하이머와 비슷하게 진행된다. 원인은 당뇨와 고혈압을 비롯해서 심혈관계 질환의 유전,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 흡연, 과도한 음주 등을 꼽는다.

치매는 우리 모두의 건강한 노후를 위해 예방이 시급한 질환 중 하나로, 생활 습관 개선과 적절한 관리로 치매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수면은 뇌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면 부족은 뇌 기능을 저하하고 뇌세포 손상을 일으켜 치매와 같은 노인성 뇌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또 뇌의 노화를 가속화시키며 뇌 신경망을 파괴해 치매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처럼 수면 부족은 치매 발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 중 하나이다.

따라서 노인성 뇌 질환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으로 뇌 건강을 유지시켜 뇌세포의 회복력을 높여야 한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뇌 구조와 기능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산화 스트레스 및 염증에 취약한 노년층에게 특히 중요하다. 

어른 뇌의 무게는 자기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하루 사용에너지의 20%가량을 뇌가 소비한다. 따라서 뇌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다양한 영양소가 필요하다. 영양소 대부분은 일상적 식사를 통해 몸 안에서 대사돼 혈액으로 뇌에 공급된다.

'지중해식 식단'이 치매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지중해식 식단은 수천 년 전부터 지중해 연안의 나라들에서 내려오는 전통적인 식문화를 일컫는다. 올리브오일 같은 불포화지방산 섭취 비율이 높고 과일 및 채소류 위주의 식물성 식품 위주로 식사를 하는 것을 말한다. 설탕을 비롯한 정제된 곡물, 가공식품 등을 최대한 제한하는 데 중점을 둔 건강 식단이다. 노령층의 뇌 건강,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중추신경계에서 각종 호르몬이 분비되어 면역력이 떨어진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커질수록 기억력과 집중력이 낮아진다. 반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 인지 능력이 향상된다.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운동이나 명상은 뇌의 신경회로를 세팅해주는 것과 같다. 또 명상으로 뇌의 인지 능력을 높이면, 뇌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집안일, 운동, 사랑하는 사람 방문과 같은 신체 및 정신 활동이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은 35%, 집안일을 자주 하는 사람은 21%, 가족 및 친구와 매일 만나는 사람은 15% 정도 치매 위험이 낮았다.

“당신이 상상하는 치매는?”이란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 기억 상실과 혼란을 겪는 사람이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고 더 미묘한 징후를 보이는 치매가 있다. 치매에 대해 자세하게 알지 못한다면 정작 자신들이 진단 시기를 놓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된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체되면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서 어떤 치매 관련 징후를 살펴봐야 할까? 그리고 언제 치매 검사를 위해 의사를 만나야 할까? 가장 큰 초기 징후는 언어 및 방향 문제와 함께 공간 문제다. 때때로 단어 하나를 잊어버리기도 하지만 이것이 패턴이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는 신호일 수 있다.

단어 찾기 어려움, 잘못된 문장 구성 또는 자기표현 어려움을 포함한 언어 어려움은 기억 상실보다 훨씬 먼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동작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위험 신호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몸에 익은 친숙한 일을 마무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소음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맛과 냄새에 느껴지는 변화 등이다. 근본적인 설명 없이 성격이나 기분의 갑작스러운 변화도 위험 신호다.

신경학적 문제와 유사한 일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일부 유형의 치매는 환각이나 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환각은 다른 원인으로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비정상적인 증상은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불행하게도 치매에 대한 완전한 치료법은 없다. 조기 진단이 삶의 질을 향상하게 시키고 질병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신경외과 전문의는 “치매 중 10%는 노인성 난청으로 오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난청 선별검사를 받아야 한다”라면서 “특히 65세 이후에는 치매 발병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미니 인지 평가와 같은 간단한 치매 선별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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