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의료진 찾아 검사해야…넘어지면 고관절 골절 위험 2배 증가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위해 체중 감량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근육질 몸을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다. 음식 조절은 물론 피트니스센터에서 땀을 빼기에 열심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체중 조절에 성공했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과거의 몸 상태로 되돌아간다. 반면 체중 감소가 그리 기쁘지 않은 사람이 있다.
노인이 치매나 암, 당뇨 등의 질환 없이 급격하게 체중이 빠지면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60세 이상 성인의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1년 동안 별다른 원인 없이 의도치 않게 체중 감소가 5%를 초과하면 반드시 원인 검사를 해야 한다. 특히 본인의 몸무게의 10%가량 빠지면 건강에 적신호가 왔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체중이 10% 이상 줄면 1~2.5년 이내에 사망률이 9~38%까지 증가한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최근 연구논문에 따르면 체중이 이같이 큰 폭으로 줄면 사망 위험이 4배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근육이 손실되어 호흡기 질환에 취약하며, 힘이 없어 자칫 넘어지기라도 하면 고관절 골절의 위험이 2배나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단백질 부족으로 면역력이 저하되어 감염병에 쉽게 노출된다. 특히 치매에 걸린 노인이라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할 수 없기에 더욱 그렇다. 체중 감소는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노인의 체중감소는 체중 변화와 연관이 없는 조건에서도 언제 어디서건 간에 사망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미국 빅토리아주 멜버린 소재 모나쉬대학 공중보건 및 예방의학과 후세인 교수가 만성질환이 없는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체중이 10% 감소하면 조기 사망 위험이 4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체중이 65kg인 사람이 7kg 줄어 58kg이 됐다면 신체 어딘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의료진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위험도 증가는 질환이나 노화뿐 아니라 부상‧사고 등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모든 원인에 적용된다.
연구 참가자는 1만6,523 명으로 연령이 75세 ± 4.3세이고 55.6%가 여성이다. 이들을 4.4년 ± 1.7년 동안 추적·관찰했는데 1,256명이 사망했다. 체중이 5~10% 감소한 남성의 사망 위험이 안정적인 남성보다 33% 높았다.
체중이 10% 이상 감소한 남성의 사망 위험은 289%에 달했으며 이는 안정적인 체중을 가진 남성에 비해 거의 4배나 높은 수치이다. 반면 여성의 사망 위험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증가했다. 이 연구보고서는 ‘아메리칸 매밀리 의사’ 최근호에 게재됐다.
국내 연구논문에서도 체중 감소와 사망률과의 관계가 잘 나와 있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현·김규리교수, 대구가톨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권소윤 교수 공동 연구팀은 중년 이후 체중의 급격한 변화는 사망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당뇨병연맹 학술지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급격한 체중 변화와 사망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동안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80세 성인 64만5,260명을 대상으로 평균 8.4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공동 연구팀의 한 관계자는 “중년 이후에 별 이유 없이 체중 변화가 심하면 병원을 방문해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