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근본 치료 가능성, 연세대와 에스바이오메딕스 공동연구팀이 열었다
파킨슨병 근본 치료 가능성, 연세대와 에스바이오메딕스 공동연구팀이 열었다
  • 황교진 기자
  • 승인 2023.12.15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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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치료제 TED-A9 효력시험 및 치료기전 연구 결과 'Cell Stem Cell' 게재
식약처 승인 후 파킨슨병 환자 대상 임상시험 중

연세대와 재생의료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기업 에스바이오메딕스가 고령화로 발병률이 급증하는 파킨슨병의 근본적인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

연세대 의대 생리학교실 김동욱 교수(연구 책임자)팀의 박상현 박사, 박찬욱 대학원생과 ㈜에스바이오메딕스의 조명수 연구소장, 엄장현 수석 연구원, 고려대 김대성 교수 공동연구팀은 임상용 배아줄기세포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고수율 도파민 신경전구세포 대량 생산법을 개발하고 대규모 비임상 동물 시험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증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파킨슨병 치료제 TED-A9의 효력시험 및 치료기전) 결과는 줄기세포 최고 권위 학술지인 <셀 스템 셀>(Cell Stem Cell, IF=23.9)에 게재했다. TED-A9은 배아줄기세포 유래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로서 파킨슨병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국내 파킨슨병 치료제의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이다.

파킨슨병은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의 사멸로 인해 도파민이 부족해 생기는 만성신경질환으로, 알츠하이머병과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이다. 이 병은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정상인보다 6배 이상 높고, 사망률도 3배나 높다. 그런데도 현재의 치료법은 일시적으로 도파민을 대체해 증상만을 완화하는 수준으로,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

최근에는 이러한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배아줄기세포나 역분화줄기세포(iPSC)로부터 중뇌 특이적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를 만들어 뇌 속에 넣어 죽은 도파민 세포를 대체해주는 세포대체치료(Cell Replacement Therapy)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임상용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는 미국, 유럽팀들과 경쟁 중이다. 이러한 팀들은 도파민 세포를 제조하는 과정의 분화 신호를 조절하는데 저분자 물질(Chemical Compound)과 재조합 단백질(Recombinant Protein)을 섞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팀은 세포 투과가 용이한 저분자 물질만을 사용해 정밀한 분화 신호 조절에 성공함으로써 미국, 유럽 대비 보다 높은 수율의 도파민 전구세포를 제조할 수 있었다(본 연구팀 LMX1A/B+FOXA2+ 마커 기준 수율(순도) 약 99.57%; 미국팀 FOXA2+ 마커 기준 약 90.1~94.4%; 유럽팀 LMX1A/B+FOXA2+ 마커 기준 약 90.4%–92.5%).

또 연구팀은 다른 팀들의 2차원 분화법과 다르게 3차원으로 도파민 세포를 분화시켜 대량 생산하는 방법도 개발해 1회 분화로 파킨슨 환자 약 25만 명 정도 치료 가능한 양인 도파민 신경전구세포 약 3.18조 개를 생산할 수 있었다.

이러한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는 엄격한 제조 및 관리 기준(GMP) 아래 제조 전 과정에서 임상 등급 원자재를 사용해 생산했으며 철저한 품질 평가(QC)를 거친 후 유효성 및 안전성 시험을 이어갔다.

파킨슨병 동물 모델 쥐(rat)에서 대규모 유효성 시험을 수행했다. 이식한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는 성공적으로 도파민 신경세포(TH-양성세포)로 성숙했으며 암페타민(amphetamine)을 이용한 회전 시험에서 16주 후 회전 행동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는 도파민 세포 이식을 통한 기능 회복을 나타내는 중요한 징후이다. 또한 PET-CT를 이용해 이식 후 도파민 세포의 기능을 분석했을 때 이식한 세포가 장기적으로 뇌에 생착해 도파민을 생성했다.

또 파킨슨병 동물 모델 쥐에서 이식세포 수(5000개, 1만 개, 2만 5000개, 10만 개)에 따른 행동평가를 수행한 결과, 1만개를 이식한 그룹부터 유효성이 나타났으며 이는 임상 시 사람에게 이식할 저용량 세포수인 315만개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다.

안전성 시험은 독성, 체내 분포 및 종양생성 여부 등으로 나눠 대규모로 면역 부전 쥐(rat)에서 수행됐다. 약 1년까지 장기간 수행된 종양원성시험에서 순수 도파민 세포로만 이뤄진 그룹에서는 종양 형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체내 분포시험에서도 이식 뇌 부위에만 세포가 존재하고 있었고 독성시험에서도 특이한 독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김동욱 교수는 “이러한 비임상 시험 결과를 토대로 식약처에서 파킨슨병 환자 대상 1/2a 임상 승인을 받았으며 순조롭게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안전하고 효능이 뛰어난 혁신적이고 근본적인 치료제를 개발해 환자들의 삶을 개선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한편, 배아줄기세포 유래 도파민 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임상시험의 경우 미국에서는 이미 진입했으며 연구팀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시도하고 있다. 이제까지 에스바이오메딕스(대표: 강세일)와 공동 연구 개발을 통해 임상 개발을 진행해 왔으며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와 신경과 협업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저용량 3명, 고용량 3명 대상 투여를 완료했으며 특별한 수술 부작용 없이 증상 호전도 관찰되는 등 임상시험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이번 연구에서 ▲임상용 배아줄기세포에서 최고 수율의 도파민 신경세포 생산 성공 ▲대규모 비임상 동물실험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했다. 특히 뇌 내에 이식된 세포들이 점차 중뇌 기능성 도파민 신경세포로 성숙돼 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현재 임상 진행 중인 TED-A9이 소실된 도파민 신경세포를 대체해 완치가 가능한 치료제임을 증명했다.

<셀 스템 셀>은 세계 3대 학술지로 유명한 <셀>(Cell)이 발행하는 줄기세포 저널로서, 줄기세포 및 세포치료제 연구 분야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셀 스템 셀>에 게재된 연구 결과는 세포 관련 연구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이를 반영한 의약품은 ‘베스트 인 클래스’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국내 연구가 <셀 스템 셀>에 게재된 사례는 드문 일로, 이번 연구 게재는 국내 줄기세포 학계 및 산업계의 큰 성과다.

파킨슨병 치료제 글로벌시장 규모는 2019년 35억 달러(약 4조6,000억 원)에서 2029년 115억 달러(약 15조1,300억 원)로 연평균 12.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동욱 연세대 의대 생리학교실 교수와 에스바이오메딕스 CI
김동욱 연세대 의대 생리학교실 교수와 에스바이오메딕스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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