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편두통 예방 "CGRP 표적 치료제 대세" 먹는약도 등장 
성인 편두통 예방 "CGRP 표적 치료제 대세" 먹는약도 등장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09.30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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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 주사제 4종 경쟁, '게판트' 계열 경구용제 FDA 허가 합류

삽화 편두통(episodic migraine) 분야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최초의 경구용 신약이 마침내 글로벌 허가 문턱을 넘어섰다.

이미 CGRP 계열 약물로는 총 4종의 주사제(항체의약품)가 처방권에 진입한 상황에서, 복용이 간편한 경구 옵션의 등장이라는 데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파마 애브비는 자사의 성인 삽화 편두통 예방 치료제 '큐립타(Qulipta, 성분명 아토게판트 atogepant)'가 미국FDA로부터 시판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관건은, 편두통 예방 목적으로 개발된 CGRP 수용체 길항제 계열약 중 경구제로는 애브비 큐립타가 첫 진입 품목이라는 점이다.

이번 허가에 따르면, 하루 한 번 경구 복용이 가능한 큐립타의 용량 선택지는 10 mg, 30 mg, 60 mg 세 가지다.

승인 심사에 근거가 된 3상임상은 ADVANCE 연구였다. 해당 임상은 12주간 큐립타 세 개 용량을 하루 한 번씩 복용해 각각 위약과의 유효성을 비교했다. 주요 결과, 큐립타 모든 용량에서는 월간 편두통 일수 개선에 혜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짚어보면, 큐립타의 용량별로도 편두통 일수를 개선하는 효과엔 용량-의존적 차이가 벌어졌다.

저용량인 10 mg 용량에서는 3.69일, 30 mg 용량 3.86일, 고용량 60 mg 제형에서는 4.2일의 편두통 일수를 줄였다. 이는 위약군에서 2.48일의 감소가 일어난 것과는 비교되는 부분.

더욱이 큐립타 치료군에서는 평균 월간 편두통 일수를 50% 이상 개선시킨 비율이 모든 용량군에 절반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10 mg 용량에서는 55.6%, 30 mg 용량은 58.7%, 60 mg 용량은 60.8%였던 것. 위약군 29%와는 최대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 셈이었다.

안전성 프로파일 분석에서도 긍정적인 결과지가 보고됐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치료에 따른 변비 및 구역, 상기도 감염증 등이었다.

허가임상의 책임저자인 캘리포니아의대 신경과 Peter J. Goadsby 교수는 "보고된 이상반응들 대개는 심각한 증세들이 아니었다. 또 단일 약제로 예방적 치료가 가능해 이점이 상당할 것"이라면서 "아토게판트는 편두통 예방약으로 CGRP를 직접 타깃하는 유일한 경구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CGRP 수용체를 차단하는 저분자 약물인 게판트(Gepants)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3상임상이 진행 중인 상황이기도 하다.

#삽화 편두통 예방 치료 "CGRP 표적약 등장" 진료지침 다변화

통상 편두통 치료는 급성기 치료와 예방 치료로 구분된다.

급성기 치료는 편두통이 발병했을 때 통증을 줄여주는 치료로, 환자가 느끼는 극심한 통증의 순간을 넘기기 위한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급성기 치료는 한계가 존재한다. 약제에 대한 내성이 생겨 더이상 약효과를 볼 수 없게 되거나, 자칫 약물 남용 두통이 발생하면서 편두통 발생 빈도를 증가시켜 만성 편두통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급성기 치료를 잘못 진행하게 되면 환자의 상태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상태에 맞는 적절한 시기와 수준이 필수적으로 꼽힌다.

여기서 예방 치료의 경우, 삽화 편두통(한달에 4~14일 정도 편두통 경험)과 만성 편두통(한달 15일 이상 편두통 경험)에 따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약제에도 차이가 있다.

경구 복용할 수 있는 예방약제로는 베타차단제인 '프로프라놀롤', 뇌전증약인 '토피라메이트', 항우울제인 '아미트립틸린'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편두통 환자는 다른 질환을 동반하게 되는데, 동반 질환에 따라 환자상태에 알맞은 약을 선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미국두통학회(AHS)가 발표한 편두통 진료지침에서도 'CGRP 표적 항체의약품'이 우선 권고 약제로 이름을 올리며 학계 주목을 받았다.

#CGRP 표적 항체 주사제 4종 경쟁, 국내 2종 허가 "게판트 계열 차별화"

신경과 전문가들이 CGRP 옵션에 주목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CGRP는 말초신경계와 중추신경계 모두에 분포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뇌막과 두피, 얼굴에서 시작되는 삼차신경을 연결하는 신경절에서 방출되며 편두통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것.

유일한 편두통 발병 원인은 아니지만, 여러 신경전달물질 가운데 편두통 발병에 주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평가다. 신경이 흥분돼 CGRP 등의 신경전달물질이 방출되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편두통이 발생하는데, 이 때 CGRP를 차단하는 약제가 편두통의 빈도와 강도를 모두 개선시킬 수 있다는 개념이다.

현재 처방 시장에는 암젠과 노바티스, 테바, 릴리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자사 CGRP 주사제로 글로벌 허가작업을 모두 끝마친 상태다.

암젠과 노바티스가 공동 개발한 에이모빅(에레뉴맙)이 2018년 5월 첫 FDA 허가관문을 넘어선데 이어 테바의 아조비(프레마네주맙)와 릴리 앰겔러티(갈카네주맙)가 9월말 시판허가를 받았다. 또 작년 2월엔 룬드벡 바이엡티(엡티네주맙)까지 시판허가를 획득하면서 시장 경쟁에 합류했다.

다만 이들 항체의약품간에는 작용기전과 투약 방법을 놓고 차이점을 가진다. 에이모빅이 CGRP 수용체를 직접 타깃하는데 반해, 아조비와 앰겔러티는 CGRP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신경전달물질을 차단하는 작용을 한다.

이번 FDA 허가를 받은 애브비 큐립타는 CGRP 수용체를 차단하는 경구용 저분자 약물로, 기존 항체 주사제들과는 차별화를 꾀했다.

한편 릴리 앰겔러티와 테바 아조비는 국내 허가작업까지 모두 완료했다. 앰겔러티는 2019년 9월 국내 첫 허가를 받고 같은 해 12월 출시됐다. 뒤이어 올해 7월 한독테바의 아조비도 허가를 끝냈다. 암젠 에이모빅도 국내 진입을 준비 중인 상황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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