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환자, 신경계증후군 규명 필요"
"코로나19 감염 환자, 신경계증후군 규명 필요"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2.0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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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및 만성 신경장애 유발기전 조사, 국제학술지 Brain 발표
사진: 국제학술지 Brain 논문 게재.

코로나19 감염자의 경우 '신경계증후군(neurological syndrome)' 관리에 보다 각별한 관심이 요구될 전망이다.

신경학적 장애를 유발하는 잠재적 기전으로는 뇌손상을 일으키는 응고장애 및 뇌혈관장벽의 기능이상, 바이러스의 신경침범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한 신경학적 장애 발생의 잠재적 메커니즘을 조사한 최신 연구 논문이 국제학술지 Brain 2021년 12월호에 게재됐다.

SARS-CoV-2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여전히 급박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하루 확진자 수가 5만명에 육박하는 등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촌각을 다투는 상황.

학계에서는 2019년 말에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증 사례를 2년 넘게 후향적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근거로 "코로나19 감염은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급성 및 만성 장애와도 밀접한 관련을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지금까지 보고된 급성 신경장애에는 후각상실을 비롯한 뇌졸중, 뇌병증(encephalopathy)과 뇌염(encephalitis), 발작, 길렝-바레 증후군(Guillain–Barré syndrome)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사례가 집계된 것이다.

더불어 만성 신경장애의 경우엔 아직 명확한 후유증이 정의되진 않았으나 운동불내성과 자율신경계 장애, 통증, 신경인지 및 정신심리적 기능장애가 빈번하게 보고됐다.

여기서 관전 포인트는 뇌척수액(CSF)과 신경병리적 변화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들에서도 신경장애를 유발하는 혈관 및 면역학적 교란(immunologic perturbation) 현상이 강조된다는 점이다.

논문의 책임저자인 캐나다 앨버타대학 신경과 Christopher Power 교수는 "소수의 급성기 환자들의 뇌에서는 비록 낮은 수치지만 바이러스의 RNA가 발견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도하는 신경계 장애에 대해서는 바이러스와 관련한 숙주 면역반응 및 응고장애 등 다양한 메커니즘이 논의되는 분위기"라면서 "특정 병원체(pathogen)의 처리과정이 중추신경계(CNS)와 말초신경계(PNS) 모두에서 관찰되는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급성기 신경장애 발생에 잠재적인 병원성 기전으로는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과 관련한 응고장애(coagulopathy) ▲내피세포 병증(endotheliopathy)에 따른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기능이상 ▲신경면역반응을 동반하는 바이러스의 신경침범(viral neuroinvasion)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신종 신경 병원체 지목"…병원성 메커니즘 포괄적 이해 필요

주목할 점은 지금껏 공개된 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신종 신경 병원체(emerging neuro-pathogen)'로 지정했다는 대목이다.

이에 의하면, 해당 급성기 감염병 환자의 3분의 1 이상에서는 두통을 비롯한 정신학적 상태 변화, 발작 및 뇌졸중 등과 같은 신경 징후들이 보고됐다.

논문에서는 "감염 환자들은 다양한 신경정신병적 징후를 보이는 동시에 감염후 바이러스증후군(post-infectious viral syndrome)이 관찰되기도 했다"며 "이러한 바이러스 감염은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 1형(HSV-1) 뇌염 등에서 나타나는 신경계 뉴런이나 내피세포의 직접적인 감염 손상, 급성 세포사멸 등 신경학적 손상이 확인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인플루엔자 및 기타 호흡기 바이러스와 같은 비신경성 바이러스 감염의 경우 전신에 염증과 대사, 호르몬 이상을 유발하는 동시에 혈관 손상에 따른 신경계 질환도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된다"며 "바이러스 감염 이후 촉발된 숙주 면역반응은 말초신경계에서 신경조직의 자가면역손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길렝-바레 증후군' 및 면역매개반응으로 인해 척수에 발생하는 '급성 횡단성 척수염(acute transverse myelitis)'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Acute Disseminated Encephalomyelitis)' 등의 발병기전은 코로나19 감염증과도 어느정도 교집합을 가질 것이란 설명이다. 

아울러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코호트 연구에서는 '소아다기관 염증증후군(multisystem inflammatory syndrome in children, 이하 MIS-C)'이 관찰된 것도 주목할 부분으로 꼽았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여전히 임상적 근거 부족으로 코로나19의 신경계증후군을 정의하기엔 한계가 있다"면서도 "신경계증후군을 진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마련하기 위해 질병 기전도 함께 연구돼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끝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태아나 유아, 청소년기의 신경발달에 미치는 영향력도 알려져 있지 않다. 추가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신경계증후군의 병원성 메커니즘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작업은 감염증 환자에 치료 옵션을 발전시키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문> Erin F Balcom, Avindra Nath, Christopher Power, Acute and chronic neurological disorders in COVID-19: potential mechanisms of disease, Brain, Volume 144, Issue 12, December 2021, Pages 3576–3588, https://doi.org/10.1093/brain/awab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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