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매 관리 패러다임, 경도인지장애 '진단·치료' 방점 찍는다
국내 치매 관리 패러다임, 경도인지장애 '진단·치료' 방점 찍는다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09.19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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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항체치료제 개발, '증상 완화·중증화 방지'→'경도인지장애 판단' 변화 
국민 10명 중 6명, 용어조차 들어본 적 없어 "경도인지장애 인식 개선 시급"  
왼쪽부터 대한치매학회 임재성 홍보이사, 양동원 이사장, 박기형 기획이사

치매 치료 패러다임이 경도인지장애 진단과 항체치료로 변화하면서 경도인지장애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반면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낮아 이를 제고해야 한다는 전문가 목소리가 제기됐다.  

19일 대한치매학회(이사장 양동원)는 학회 설립 20주년을 맞아 코리아나호텔 7층 스테이트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의 진단 및 치료 중요성과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치매학회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수는 지난 2010년부터 10년간 약 3.2배 증가해 지난해에는 67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치매의 전 단계라고 알려진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경우, 2016년 기준 196만 명에서 지난해 254만 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알츠하이머병 경도인지장애는 3년 내 알츠하이머병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이 60%를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동원 치매학회 이사장은 "우리가 관심 있는 것은 경도인지장애다. 치매와 달리 경도인지장애는 독립된 생활이 가능하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라며 "경도인지장애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인지치료 등을 통해 치매를 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경도인지장애는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될 수 있으나 '경증'으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기존의 뇌기능개선제의 적응증이 삭제되면서 치료 대안 역시 부재한 상황이다.

양 이사장은 "현재 경도인지장애는 질병 분류상 F코드로 묶여 경증질환으로 치부되고 있다. 이 경우 실손보험에서 배제가 된다"라면서 "경도인지장애라고 하지만 경도가 아니다. 실제로 치매를 진단하는 것보다 경도인지장애의 진단이 어렵고 치료에도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관건은 치매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증상을 완화하고 중증화를 방지하는 전략에서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항체치료를 하며 혈액을 이용해 검진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재성 치매학회 홍보이사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는 2003년 이후 신규 승인된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수요가 큰 상황"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2세대 항체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 이사는 "해당 치료제들은 증상 완화가 아닌 병을 근본부터 치료하는 약으로, 주 치료대상을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초기 치매' 환자들로 제한하고 있다"라며 "전문적인 진료를 통해 향후 악화 가능성이 있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경도인지장애에 단계에서 적극적인 의료진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치매학회가 한국갤럽과 함께 진행한 경도인지장애 인식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10명 중 6명은 경도인지장애 용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도인지장애 용어를 들어본 41.3% 중에서도 70%에 육박하는 인원이 '용어 정도만 들어본 적 있다'라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전체 대상자의 73%는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인지 들어본 적 없다'고 응답했다. 또한 대상자 67%가 '경도인지장애가 치매의 전 단계라는 점을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다.

박기형 치매학회 기획이사는 "조사대상의 77%가 '본인이나 가족의 기억력이 이전보다 떨어진다고 느낄 시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위해 병원을 방문하겠다'라고 응답했다"라며 "국민을 대상으로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홍보, 인식개선, 교육을 통해 병원에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면 선제적으로 이들을 찾아내서 치료 기회를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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