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전문제약사 '장기지속 주사제' 개발 눈독 들이는 이유 
치매 전문제약사 '장기지속 주사제' 개발 눈독 들이는 이유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10.11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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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투지바이오·에이치엘비제약·인벤티지랩 등 임상 가속화로 시장 선점 조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경구제로 복용하던 치매치료제를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시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에 성공한 사례가 없는 만큼 기존의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도네페질 경구제 시장을 복용 편의성을 앞세워 잠식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최근 지투지바이오와 휴메딕스, 한국파마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용 도네페질 주사제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손잡고 기존 도네페질 경구제를 주사용 신약으로 개발,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휴메딕스와 한국파마가 기술료와 향후 제품 상업화 시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지투지바이오에게 지급하기로 하고 국내 판권을 갖게 됐다.

이 같은 계약 배경엔 도네페질 시장 규모가 유인책이 됐다. 글로브뉴스와이어(GlobeNewswire)에 따르면 치매치료제 시장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3%씩 성장했으며 지난해 글로벌 치매치료제 시장 규모는 8조 5,000억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도네페질 성분은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매약 성분으로 처방 규모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도네페질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중 가장 많이 처방되는 성분이지만 매일 복용하는 경구제의 경우 환자가 약을 삼키기 어렵거나 기억력 감소로 약을 제시간에 복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만약 장기 지속 주사제 제품이 개발되면 1회 투여로 약효가 장기간 일정하게 유지돼 복약 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는 만큼 경구제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도네페질 주사제 개발에 공을 들이는 배경이다.

여기에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는 점도 주사제 개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오랜 기간 동안 치료제를 먹어야 할 경우 치료 편의성 등을 이유로 장기지속형 주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얀센이 개발한 조현병 치료제인 장기지속형 주사제 '인베가 서스티나(성분명 팔리페리돈 팔미테이트)'와 '인베가 트린자(성분명 팔리페리돈 팔미테이트)'를 포함한 인베가 시리즈가 6조 원 규모의 시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베가 시리즈는 지난해 연간 5조 7,651억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3조 130억 원을 기록하면서 5.7% 성장했다.

장기 치료가 필요한 조현병의 특성상 안정적인 약물 순응도 유지가 환자 사회 복귀의 필수 조건으로 제시되면서 경구제 대비 높은 약물 순응도 효과에 따라 환자와 의료진의 만족도가 높았던 까닭이다.

국내 업체들은 회사의 플랫폼 기술 등을 이용해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지투지바이오는 도네페질을 성분으로 하는 치매 신약 후보물질 'GB-5001(실험물질명)'을 보유하고 있다. GB-5001는 약효지속성 플랫폼인 '이노램프(InnoLAMP)' 기술을 적용했다. 이 플랫폼은 약효물질을 최소 7일에서 최대 6개월 이상 방출해 약효를 장시간 유지하는 지투지바이오의 핵심 기술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GB-5001의 캐나다 1상임상을 개시한 바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도네페질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는 기업은 또 있다.

에이치엘비제약 역시 장기지속형 주사제 'HP-P037(실험물질명)'을 보유하고 있다. HP-P037은 1회 근육주사 시 2주나 4주 동안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기전을 가진다. 

이는 회사의 SEMB 플랫폼 기술을 핵심으로 한다. 이 기술은 미립구 내부 균등분산으로 약물이 초기에 급격히 방출되지 않고 장기지속적으로 방출되도록 한다. 에이치엘비제약은 오는 2023년까지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오는 2024년에 1상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약물전달시스템 플랫폼 기업인 인벤티지랩도 도네페질 성분의 1개월 장기지속형 치매 주사제 'IVL3003(실험물질명)'을 개발 중이다. 이 회사 역시 자사의 약물전달시스템과 주사제 품질 향상 기술을 이용해 주사제 개발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동국제약은 치매치료제 'DKF-310(실험물질명)'에 대한 비임상 효력시험을 진행 중이다. DKF-310은 1회 투여로 1개월간 약효가 지속되는 주사제로 동국제약의 미립구 제조기반기술을 적용한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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