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 치매 그리고 치매 치료식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 치매 그리고 치매 치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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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2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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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은 21일 국내에서 최초로 경도인지장애 및 경증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용 특수의료용도식품, ‘수버네이드’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1,322명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 4개의 임상시험을 거쳐 효과를 확인했다고 한다.

이 소식은 최근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를 위한 대규모 임상 시험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으며, 근본적인 치료와 예방법도 없는 현실에서 가뭄의 단비와 같이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치매 치료식은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 증상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재 해외에서도 많은 주목 받고 있다. 대표적인 치매 치료식은 액소나(Axona), 세레폴린(CerefolinNAC), 그리고 수버네이드(Souvenaid) 이렇게 세 가지가 있으며, 각각의 제품은 이와 관련한 임상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액소나(Axona)

액소나는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포도당을 대신할 수 있는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처방 식품 보조제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세포는 포도당을 분해하는 능력이 떨어져있어, 포도당 대신 다른 에너지원으로 케톤체을 공급해 준다.

2007년 152명의 경도 및 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시험에서, APOE e4유전자를 가지고 있지 않은 환자에서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 기능에 개선 효과가 90일 동안 유지됐다.

하지만 치료약으로 허가받기 위해 400여명의 경도 및 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에서 그 효과를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

세레폴린(CerefolinNAC)

세레폴린은 L-methylfolate (비타민 B9), methylcomabamin (비타민 B12), 및 N-acetyl-cysteine을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 B계열이 호모시스테인의 수치를 낮추고 N-acetyl-cysteine이 항산화효과를 보이는 것에 치료의 근거를 두고 있다.

호모시스테인과 산화 스트레스는 기억력 떨어뜨려 치매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호모시스테인혈증은 65세 이상 노인의 5~29%정도에서 나타나고, 인지기능을 악화시켜 치매와 뇌졸중의 위험을 두 배 이상 증가시킨다. 고호모시스테인혈증을 보이는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뇌 위축의 속도가 10배 이상 빠르다.

67명의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세레폴린을 섭취한 고호모시스테인혈증 노인은, 세레폴린을 섭취하지 않은 정상 호모시스테인을 보이는 노인에 비해 해마 위축의 속도가 4배 이상 느렸고 피질 위축의 속도는 11배나 느렸다. 세레폴린이 일부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치료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목할 만한 결과다. 하지만, 소규모 임상시험이었던 만큼 앞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한 효과의 확인이 필요하다.

수버네이드(Souvenaid)

수버네이드는 신경세포막의 형성과 신경접합부(시냅스)의 기능을 유지시키는 인지질, 콜린, 오메가-3, 유리딘 등을 함유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병에서 시냅스의 기능이 저하돼 있고, 수버네이드에 함유된 물질이 시냅스의 기능을 개선시켜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전 경도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3개월에서 6개월의 단기간에 걸쳐 시행된 연구에서 언어 회상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관찰했으나, 전반적인 인지기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최근에 수버네이드의 임상 시험 결과가 란셋 뉴롤로지(Lancet Neurology) 2017년 12월 호에 발표됐다. 알츠하이머병의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 311명을 대상으로 유럽에서 2년 동안 진행된 연구(LipiDiDiet)다. 기대와는 달리, 기억력을 포함한 신경심리 평가에서 치료군과 대조군의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치료군에서 임상치매척도-박스 총점(Clinical Dementia Rating-Sum of Box)이 낮고 해마의 위축이 덜 한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서 치매를 예방하거나 치매의 진행을 늦춘다는 근거는 없었다.

위의 내용을 종합해 볼 때, 단지 건망증이 있고 치매가 걱정된다고 해서, 치매 치료식을 섭취하는 것에는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기억력 저하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그 원인을 정확하게 찾는 것이 우선이다.

‘경도인지장애 및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특수의료용도식품’이라 할지라도, 단지 식품일 뿐이며,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을 늦추거나 치매의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고, 임상시험을 통해서 의약품으로 승인된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뚜렷한 치료 효과가 있는 의약품으로 오인될 수 있는 ‘특수의료용도식품’ 대신에 ‘영양 보충제’로 부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치매 치료식의 이론적 근거가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부족한 영양을 보충해준다는 것이고, 일부 연구에서 부작용 없이 제한적이지만 인지 기능의 개선 효과를 보고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앞으로 많은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미국 FDA는 알츠하이머 치매가 영양분의 보충을 위해 별도의 치료식을 필요로 하는 질환은 아님을 밝히고 있으며,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치료를 목적으로 치매 치료식으로 불리는 식품을 권고하지 않는다.

아직까지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며, 근본적으로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균형 잡힌 건강식, 규칙적인 운동, 체중 조절, 절주, 금연 등 치매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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