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투자진스타트 '진지페인 가설' 검증 이대로 실패?
아투자진스타트 '진지페인 가설' 검증 이대로 실패?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0.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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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IN 연구 1차 평가변수 충족 못해, 회사 "조기승인 기대 버리지 않아"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세균 감염을 표적으로 잡은 알츠하이머병 신약 후보물질 '아투자진스타트'가 당초 기대와 달리, 후기 임상평가에서 실망스런 결과지를 받아들었다.

알츠하이머 발병을 놓고 '진지페인 가설(P. gingivalis 감염)'을 최초로 검증한 무작위 임상연구였다는 데 기대감이 큰 상황이었으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다만 해당 2/3상임상인 GAIN 연구의 하위분석 결과 인지저하가 지연되는 가능성 만큼은 확인이 된 상황이라, 올 11월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되는 CTAD (Clinical Trials on AD) 컨퍼런스에서 공개될 전체 데이터 분석 결과에도 이목이 쏠린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벤쳐 코르텍심(Cortexyme)이 개발 중인 아투자진스타트(atuzaginstat, 실험물질명 COR388)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주요 후기임상 결과 복합 1차 평가변수인 인지기능 저하를 개선시키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 643명의 경도~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등록된 GAIN 연구(NCT03823404) 분석 결과, 위약과 비교해 아투자진스타트 투약군에서는 전반적인 인지기능 개선 혜택이 미미했던 이유였다.

특히 이 같은 결과는, 복합 1차 평가변수로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Alzheimer’s Disease Assessment Scale–Cognitive Subscale, 이하 ADAS-cog11) 및 일상생활수행능력평가(Alzheimer’s Disease Cooperative Study–Activities of Daily Living, 이하 ADCS-ADL)를 비교한 결과기도 했다.

#"하위분석 결과 인지저하 57% 지연 기대감" 간 이상반응 관리 해결 과제 

일단 경구용 저분자 표적 치료제인 아투자진스타트의 작용기전은 이렇다. 아투자진스타트는 잇몸병(치주질환)을 일으키는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균(Porphyromonas gingivalis, 이하 P. gingivalis)이 생성하거나, 해당 균의 생존에 필요한 특정 독성물질(gingipain)을 직접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가진다.

회사 측은 "진지발리스균 감염은 알츠하이머병을 야기시키며, 뇌에 변형된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 및 염증반응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때문에 진지페인 가설을 검증한 GAIN 연구에는 55세부터 80세의 경도~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이 주요 분석 대상으로 잡혔다. 이들에는 위약과 함께 무작위로 아투자진스타트 40 또는 80 mg(1일 2회)을 투약케 했다. 1차 평가변수는 치료 48주차 인지기능 변화였다.

그 결과, 연구 과정에서 뇌척수액(CSF)을 분석한 결과 638명의 환자들에서는 진지발리스균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혈중 항체 양성반응이 관찰됐다. 또 참가자 78%에서는 치주질환 증상을 동반하는 진지발리스균 항체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 472명의 경우 진지발리스균 항체(anti-P. gingivalis antibodies)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분석 결과, 복합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회사 측은 일부 데이터를 토대로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침 등 타액에서 검출 가능한 수준으로 진지발리스균을 고농도로 보유한 242명의 환자들을 별도로 선정해 진행한 하위분석(prespecified subgroup) 결과가 그 근거. ADAS-cog11 지표를 기준으로 했을 때, 이들에서 아투자진스타트 고용량(80 mg 1일 2회)을 투약한 경우, 인지저하를 57% 늦추는 결과가 관찰됐기 때문이다.

코르텍심은 "해당 하위분석 결과값이 통계적 유의수준을 놓고 P 밸류(P value)가 0.02로 신뢰구간에 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반론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해당 결과치 자체가 탐색적 분석값이라는 한계도 가진다"며 "하위분석에서도 복합 평가지표에 속한 ADCS-ADL 변수를 놓고는 어떠한 혜택도 관찰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회사는 임상 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GAIN 연구를 근거로 아투자진스타트 조기승인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진지발리스균 확증임상 연구를 가능한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다. 관련 회의를 위해 FDA와도 일정 조율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아투자진스타트는 안전성 검증과 관련해서도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았다. 앞서 2월, 오픈라벨로 진행된 GAIN 연구 분석 결과 아투자진스타트 투약군 일부에서는 간 이상반응이 보고된 바 있다.

아투자진스타트 40 mg 및 80 mg을 1일 2회 투약한 환자군의 각각 7% 및 15%에서는 정상 상한치의 3배 이상의 간 효소 상승이 관찰된 것이다. 실제 아투자진스타트 고용량을 투약한 환자 2명은 설명이 불가한 빌리루빈 수치 상승이 보고되기도 했다.

코르텍심은 이에 "간 효소 증가는 임상적으로 의미가 없었으며, 빌리루빈이 증가한 환자 모두 장기적인 관찰 결과 완전히 회복됐다"고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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