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두헬름 신속허가 반대 이유? "ARIA 부작용 발생 예의주시"
아두헬름 신속허가 반대 이유? "ARIA 부작용 발생 예의주시"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2.0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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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FDA 자문위원 안전성 입장 밝혀 "미세출혈 모니터링 각별한 주의"

뇌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을 표적으로 하는 알츠하이머 신약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의 실효성 논란과 부작용 발생 이슈가 계속될 전망이다.

일선 진료현장에선 계열약에 대표적 중증 이상반응으로 지목되는 'ARIA (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모니터링 문제가 더 심한 양상을 보일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또한, 개발사인 바이오젠 측이 전문가 상호검토(peer-review)를 거친 공식 저널에 아두헬름의 유효성 자료를 공개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연출되면서 논란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이달 중으로 마무리되는 유럽의약품청(EMA) 신약허가 결정에도 먹구름이 드리운 데다, 미국식품의약국(FDA) 치매 전문가들까지도 아두헬름의 안전성 평가 결과를 놓고선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시름이 깊어 보인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ARIA 부작용 발생 위험과 관련해 새롭게 보고된 아두헬름의 2차 안전성 분석 결과를 놓고 FDA 전문가가 강도 높은 비판 의견을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다.

FDA 자문위원이자 미국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노화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Aging) Madhav Thambisetty 선임연구원은 미국의료전문지 메드스케이프(medscape)와 인터뷰를 통해 "APOE-4 유전자를 보유한 경우 아두카누맙 치료와 관련한 합병증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같은 안전성 평가 결과를 환자들에게 전달하고, 추가 지침을 제공해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Thambisetty 선임연구원은 지난 6월 아두헬름의 FDA 시판허가 결정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견지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고령 환자일수록 ARIA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치료 시작시점에 미세출혈이 많은 인원일수록 그 위험도는 더 커졌다"면서 "이는 이전 임상에서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정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Madhav Thambisetty 선임연구원.

Thambisetty 선임연구원은 "EMERGE 및 ENGAGE 임상의 경우 연구시작 당시 4개 이상의 미세출혈을 가진 환자는 연구에서 제외시켰다"며 "이번 안전성 분석 자료를 짚어보면, 적은 수의 미세출혈을 가진 환자일지라도 ARIA 발생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관건은 실제 진료현장(리얼월드)에서 약을 처방받는 환자들의 경우, 임상환자와 비교해 부작용 발생 양상이 판이하게 다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는 것.

그는 "허가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의 경우 연구의 프로토콜에 맞춰 엄격히 통제되고 스크리닝이 잘 이뤄진 경우다. 그런데 현실은 다르다"면서 "통상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미세출혈은 18~32% 수준으로 매우 흔하게 관찰된다. 의료진이 아두카누맙을 사용하려 할 때 MRI 검사를 통해 미세출혈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풀어야 할 과제는 더 있다. 아두카누맙은 현재 전문가 상호검토 과정을 거친 공식 저널에 유효성 자료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일부 컨퍼런스에서 단편적인 유효성 데이터만을 공개한 것이다.

Thambisetty 선임연구원은 "최근에 발표된 안전성 검토 논문은 2차 분석 결과"라며 "해당 연구가 전 세계 20개국 300여 개의 임상기관이 참여해 3,000명 이상의 임상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사실을 짚어야 한다. 그럼에도 아두카누맙의 유효성과 관련해 피어 리뷰가 진행된 결과물이 없다는 것은, 결코 환자나 의료진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못박았다.

#안전성 2차 분석 결과 공개 "ARIA 부작용 경험 인원 40% 수준"

문제로 언급되는 ARIA의 경우, 약물을 사용했을 때 MRI 영상검사상 뇌부종이나 미세출혈 등 비정상적인 신호들이 포착되는 것을 말한다.

양상에 따라 뇌의 혈관성 부종(vasogenic edema)과 혈관외 삼출물 현상이 관찰되는 ARIA-E와 미세출혈 및 혈철소증(hemosiderosis)을 소견으로 하는 ARIA-H로 분류된다.

이와 관련, 지난달 미국FDA는 약물 이상반응보고시스템(Adverse Event Reporting System, 이하 FAERS) 보고서 업데이트를 통해 바이오젠 아두카누맙을 투약한 인원에서 치명적 부작용 사례가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작년 7월 공개된 초기 분석 결과에 이어 1년만에 공개된 추가 분석 자료에서도 고용량 아두카누맙 치료를 진행한 인원의 경우, ARIA 발생률이 40%를 넘기며 장기간 투약 안전성에는 물음표를 남긴 것이다.

미국 브라운대학(Warren Alpert Medical School) Stephen Salloway 교수는 해당 논문을 미국의학회 공식 저널인 JAMA Neurology 2021년 11월 22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하면서 "아두카누맙 3상임상에서 ARIA 부작용을 경험한 인원은 40% 수준으로, 치료 환자 네 명 중 한 명은 관련 증세를 호소했다"고 지적했다.

아두카누맙의 대표적 3상임상인 EMERGE 및 ENGAGE 연구에 포함된 3,285명의 환자를 분석한 초기 조사는 지난 2019년 11월~2020년 7월까지 진행됐으며, 이번 추가 분석작업은 2021년 7월 시행됐다.

분석 대상이 된 3,285명 환자의 평균 연령은 70.4세였다. 이 가운데 여성이 1,706명(52%)이었으며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은 인원이 2,661명(81%), 알츠하이머 증세로 약물치료를 진행한 경우가 1,777명(54%)이었다.

추가 분석 결과에서도 ARIA 부작용 발생 문제는 그대로 이어졌다. 아두카누맙 고용량(10 mg/kg) 치료를 시행한 환자군 1,029명 가운데 425명(41.3%)에선 ARIA 부작용을 경험한 것. 특히 14명(1.4%) 환자의 경우 ARIA 발생이 심각한 수준으로 보고됐다.

세부적으로 ARIA-E를 경험한 환자는 362명(35.2%)으로 집계됐으며, ARIA-H와 관련해 미세출혈 및 표재성 혈철소증(superficial hemosiderosis)을 경험한 환자는 각각 197명(19.1%), 151명(14.7%)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상반응 발생은 아두카누맙 치료를 시작하고 8도오즈 투약 이내에 확인된 경우가 72.7%로 상당히 높았는데, 아두카누맙을 사용한 인원 가운데 APOE-4 유전자를 보유한 인원에서 ARIA-E 발생률이 높게 조사됐다.

한편 미국FDA 허가시점인 지난 6월부터 9월 말까지 신고자료를 분석한 결과, 오프라벨 확장임상을 통해 아두헬름을 투약한 75세 캐나다 여성이 뇌부종 및 출혈 등 아밀로이드 관련 이상반응인 ARIA를 진단을 받은 이후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을 키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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