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감염, 치매 위험 줄인다? "예상치 못한 결과"
대상포진 감염, 치매 위험 줄인다? "예상치 못한 결과"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6.1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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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간 추적관찰 진행, 25만명 덴마크 코호트 분석 공개 
출처: Neurology 홈페이지.

'대상포진(herpes zoster)' 감염과 치매 발생 사이에 연관성을 주목한 최신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대규모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대상포진 질환 자체가 추후 치매 발생의 위험도를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병원체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 이하 VZV)에 감염된 인원의 경우, 치매 발생에 일부 보호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의견도 추가로 보고된 것이다.

대상포진과 치매 발생의 연결고리를 평가하기 위해 21년간의 추적관찰을 시행한 국가 코호트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Neurology' 2022년 6월 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책임저자인 덴마크 오르후스대학병원 Sigrun Alba Johannesdottir Schmidt 교수는 "위험도가 감소한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전을 알 수가 없다"면서도 "이번 분석 결과에 상당히 놀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감염인, 치매 발생 위험 7% 감소?…"치매 및 대상포진 진단 놓쳤을 가능성"

통상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체내 잠복기 상태로 존재하던 바이러스의 재활성화가 일어나면서 발생하는 피부 감염병으로 알려졌다.

바이러스 활성화 시 수일에 걸쳐 특징적인 물집 형태의 피부 병변과 발진이 관찰되며, 해당 부위에 극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학계에 따르면, 대상포진은 젊은 연령층의 경우 드물게 발생하고 면역력이 저하되는 60세 이상에서 빈번히 발병하는 것으로 조사된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앞선 인구 기반 연구들을 짚어보면 대상포진을 앓은 인원에서는 치매 위험이 감소하거나 증가하는 등 다소 상반된 경향성이 보고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감염 이후 체내 신경절에 남아있는 바이러스가 신경염 및 뇌혈관병증, 직접적인 신경손상을 일으켜 치매 발병에도 관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며 "하지만 아직 역학적 근거는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정리했다.

따라서 연구팀은 대상포진과 치매 발생에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과거 20년 동안 등록된 덴마크 의료레지스트리 자료를 분석했다. 

대상포진으로 병원을 방문했거나 관련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은 24만 7,305명과, 대상포진이 없는 일반 대조군 123만 5,890명의 결과를 비교한 것이다. 이들의 연령 중간값은 64세였으며 61%가 여성이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21년 동안의 추적관찰 기간, 대상포진 환자군과 대조군에서 치매를 진단받은 비율은 각각 9.7%, 10.3%로 나타났다.

더불어 연구팀의 당초 예상과 달리, 대상포진 환자군에서는 치매 발생 위험이 줄어드는 일부 보호효과도 확인됐다. 추적관찰 기간 모든 원인에 기인한 치매 발생의 상대적 위험도를 7% 감소시키는 것과 관련 있었기 때문이다(hazard ratio [HR], 0.93; 95% CI, 0.90 – 0.95).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를 침범한 대상포진 환자군을 제외한 하위분석 결과에서도, 치매 발생에 있어 장기적인 위험도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노인 인구에서 백신접종에 따른 치매 발생 위험을 줄이는 혜택의 인과성은 아직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다양한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권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기타 치매의 장기적 위험도를 감소시킨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면서 "치매를 진단받지 않은 인원에서 대상포진 진단이 누락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논문> Incident Herpes Zoster and Risk of Dementia: A Population-Based Danish Cohort Study Sigrun Alba Johannesdottir Schmidt, Katalin Veres, Henrik Toft Sørensen, Niels Obel, Victor W. Henderson. Neurology Jun 2022, DOI: 10.1212/WNL.0000000000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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