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에 에스트로겐(estrogen) 호르몬 치료가 노년기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최신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에스트로겐 호르몬에 노출 빈도가 높은 인원일수록, 뇌 특정 영역의 부피가 증가하고 뇌질환 지표가 더 적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측두엽 피질(temporal cortex) 및 전두엽 피질(frontal cortex), 쐐기앞 소엽(precuneus) 등에 분포한 회백질의 부피 변화가 두드러졌으며 매년 평균 1%의 부피가 늘어난 것으로 관찰됐다.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에스트로겐 노출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을 MRI 영상을 통해 비교한 연구 결과가, 미국신경과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학술지 Neurology 2021년 11월 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결과는 이렇게 정리된다. 연구 참여자들의 뇌를 영상 스캔한 결과, 39세 이상의 연령대를 비롯한 임신 및 출산 횟수가 많은 인원, 호르몬대체요법(hormone replacement therapy, HRT)과 피임약(hormone contraceptives) 사용 경우 등에서는 뇌의 회백질 부피가 증가하는 것과 어느정도 연관성을 보고했다.
책임저자인 웨일 코넬의과대학 Lisa Mosconi 교수는 "이전 연구들에서도 폐경기 여성에서의 에스트로겐 감소는 뇌의 퇴행성 변화와 알츠하이머 위험을 끌어올리는 주요 동인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생식 가능 기간이 길고 호르몬요법과 같은 여성의 생식력을 증강시키는 요인들은 폐경에 따른 악영향을 상쇄시키는 것으로 예측된다"며 "폐경의 시작 연령은 대부분 개인의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만 생활습관과 흡연, 비만, 운동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식기간·출산·HRT·피임약 사용 주효…"에스트로겐 노출 긍정적 영향"
연구를 살펴보면, 40세~65세 연령의 치매를 진단받지 않은 총 99명의 여성이 분석 대상으로 잡혔다.
이들은 가족력상 만발성 알츠하이머병(late-onset Alzheimer's disease) 등의 위험인자를 가졌거나, 알츠하이머의 발병 위험을 끌어올리는 APOE 유전자를 보유한 경우가 해당됐다.
연구팀은 해당 데이터를 비슷한 연령대에 동일한 위험인자를 가진 남성 29명과 비교했다. 이를 통해 뇌 건강 지표인 회백질 부피와 생식력, 인지 및 기억력검사 사이의 연관성을 저울질하는 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일생동안 에스트로겐에 노출된 여성들의 경우, 회백질 특정 영역의 부피가 매년 평균 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임여성 중 39세 이상 인원들의 회백질 부피는 39세 미만과 비교해 평균 5%가 더 큰 것으로 관찰됐다.
또한 여성이 자녀를 한 명씩 추가로 낳을 때마다 뇌의 회백질 부피는 평균 2%가 증가했다. 이 같은 회백질 부피 변화는 주로 측두엽 피질 및 전두엽 피질, 쐐기앞 소엽에서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 결과는 고혈압이나 흡연 등과 같은 위험요인을 조정한 후에도 같은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폐경 전 상태, 더 긴 생식기간, 자녀 출산 횟수, 호르몬대체요법 및 피임제 사용 등 에스트로겐에 장기간 노출된 중년 여성에서 회백질 부피가 더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성별에 따른 생물학적 변화 경로를 밝히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문>Eva Schelbaum, Lacey Loughlin, Steven Jett, Cenai Zang, Grace Jang, Niharika Malviya, Hollie Hristov, Silky Pahlajani, Richard Isaacson, Jonathan P Dyke, Hooman Kamel, Roberta Diaz Brinton, Lisa Mosconi. Neurology Nov 2021,
10.1212/WNL.0000000000012941; DOI: 10.1212/WNL.00000000000129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