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 PET 검사 대안...알츠하이머병 진행 단계 파악 가능
레켐비·키선라 활용 전망...C2N 다이어그노스틱스에 기술 이전

랜들 베이트먼(Randall J. Bateman) 교수 / Matt Miller, WashU Medicine
랜들 베이트먼(Randall J. Bateman) 교수 / Matt Miller, WashU Medicine

MTBR-tau243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혈액 검사가 알츠하이머병 진단과 치매 진행 단계 확인에 쓰이는 타우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워싱턴의대(WashU Medicine)와 스웨덴 룬드대(Lund University) 공동 연구팀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실었다.

이번 연구는 랜들 베이트먼(Randall J. Bateman) 워싱턴의대 신경학 명예교수와 오스카 한손(Oskar Hansson) 룬드대 신경학 교수가 공동으로 주도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는 아밀로이드 베타(Aβ) 플라크가 먼저 쌓이고, 수년 후 타우 단백질의 신경섬유 엉킴(Neurofibrillary Tangles, NFT)이 발생한다. 현재 알츠하이머병 진단에서 치매 증상 전 단계와 초기 단계를 확인할 때는 아밀로이드 PET을, 후기 단계의 경우 타우 PET을 사용하고 있다. 단, 높은 비용과 낮은 접근성이 단점이다.

최근에는 타우 단백질 바이오마커 혈액 검사로 치매 증상이 있는 환자의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시작했지만, 치매 진행 단계를 측정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번에 개발된 혈장 MTBR-tau243 검사는 타우 단백질의 미세소관 결합 부위(Microtubule Binding Region, MTBR)에 있는 tau243을 측정해 뇌 신경섬유 엉킴(Neurofibrillary Tangles, NFT) 정도를 평가함으로써, 치매 증상의 원인과 더불어 알츠하이머병의 임상적 진행 단계를 확인할 수 있다.

오스카르 한손(Oskar Hansson) 룬드대 신경학 교수 / ToveSmeds, Lund University
오스카르 한손(Oskar Hansson) 룬드대 신경학 교수 / ToveSmeds, Lund University

이 연구는 워싱턴의대 알츠하이머병 연구 센터의 자원봉사자 108명과 스웨덴 BioFINDER-2 코호트의 일부인 55명으로 구성된 집단과 BioFINDER-2의 나머지 739명으로 구성된 집단에서 수행됐다. 정상인부터 후기 치매 단계인 환자까지 다양하게 참여했으며, 알츠하이머병 외 원인으로 치매 증상이 있는 환자도 연구 대상에 포함됐다.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 진행 단계 전반에 걸쳐 혈액 내 MTBR-tau243 농도를 분석한 결과, NFT 정도를 측정하는 정확도(AUC)가 92%에 달했다. 이는 기존 혈액 바이오마커인 p-tau217비율의 AUC 86%보다 우수한 결과다.

특히 739명을 대상으로 한 스웨덴 BioFINDER-2 연구에서는 MTBR-tau243 농도와 타우 PET 결괏값이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β=0.74, 95% CI=0.68-0.81, R²=0.54, P<0.001) 이는 p-tau217비율(β=0.66, R²=0.45)과 p-tau205비율(β=0.60, R²=0.34)보다 더 높은 상관성이 확인된 것이다.

인지적으로 정상인 아밀로이드 음성 그룹의 MTBR-tau243 평균 농도는 0.0845fmol/L로 낮게 측정됐으며, 아밀로이드 양성 그룹에서도 0.520fmol/L로 유의미한 증가를 보이지 않았다.(P=0.235)

반면,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는 2.32fmol/L로 상승했으며, 치매 단계에서는 8.01fmol/L를 기록해 인지적으로 정상인 그룹보다 최대 200배까지 올랐다.(P<0.001)

p-tau217비율은 아밀로이드 단계에서도 수치가 증가해 초기 단계를 확인하기에는 유용하지만, 타우 변화에 대한 특이성이 낮았다.

특히 파킨슨병, 전두측두엽치매(FTD), 진행성핵상마비(PSP) 등 알츠하이머병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치매 증상을 보이는 그룹에서는 MTBR-tau243 농도가 정상 범위에 머물렀다. 이는 이 바이오마커가 알츠하이머병에 특이적이며,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과 구별하는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C2N 다이어그노스틱스 홈페이지
C2N 다이어그노스틱스 홈페이지

또한 MTBR-tau243은 뇌 위축과 인지 저하와도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레켐비, 키선라 등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효과적인 활용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랜들 베이트먼(Randall J. Bateman) 워싱턴의대 신경학 명예교수와 오스카 한손(Oskar Hansson) 룬드대 신경학 교수가 공동으로 주도했다.

베이트먼 교수는 성명을 통해 “현재 임상에서는 타우 엉킴과 치매를 간편하게 측정하는 방법이 없지만, 이 혈액 검사는 증상이 알츠하이머병에 기인했는지 여부와 어떤 치료가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워싱턴의대 칸타 호리에(Kanta Horie) 박사는 “MTBR-tau243 혈액 검사는 알츠하이머병의 단계를 정확히 파악해 치료 시점을 최적화할 수 있게 한다”며 “타우 엉킴이 적은 초기에는 항아밀로이드 요법이, 치매 발병 후 타우 엉킴이 많은 단계에서는 항타우(抗tau) 요법이나 다른 실험적 치료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워싱턴의대는 이 검사법을 미국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치료 전문 기업인 C2N 다이어그노스틱스(C2N Diagnostics)에 기술 이전했다.

C2N 다이어그노스틱스는 레켐비의 제조사인 일본 에자이(Eisai)와 삼성그룹(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이 조성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로부터 각각 투자를 받기도 했다.

 

Source

Horie, K., Salvadó, G., Koppisetti, R.K. et al. Plasma MTBR-tau243 biomarker identifies tau tangle pathology in Alzheimer’s disease. Nat Med (2025). https://doi.org/10.1038/s41591-025-03617-7

관련기사
저작권자 © 디멘시아뉴스(dementia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