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경·임준서 교수팀, 전산화 재활 프로그램 기반 로봇 활용 효과 발표

소셜 로봇 '피오' / 와이닷츠 홈페이지
소셜 로봇 '피오' / 와이닷츠 홈페이지

AI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더불어 상상 속 로봇이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을 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생성형 AI가 급속히 고도화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 질환 분야에서도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고령화로 치매 환자 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정서적 교감을 넘어 인지 기능 향상 효과까지 입증하는 소셜 로봇 활용 사례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오혜경 대구대 간호대학 교수와 임준서 부천대 간호학과 교수는 최근 공동 연구에서 전산화 기반 재활(Computer-Based Rehabilitation, CBR) 프로그램이 탑재된 소셜 로봇을 활용해 치매 노인의 인지 기능 향상 효과를 실증했다.

CBR는 레하컴(RehaCom), 컴커그(ComCog), 코트라스(CoTras) 등의 인지 재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통해 경도인지장애(MCI) 또는 치매가 있는 노인의 인지 기능을 개선하고, 인지 저하 예방을 돕는 데 사용된다. 또 노인의 우울증이나 외로움 등 심리 상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번 연구에는 국내 기업인 와이닷츠의 소셜 로봇 ‘피오(PIO)’가 사용됐다. 피오는 인지장애가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개발된 CBR 기반 모델로, 본체에 장착된 태블릿 PC를 통해 인지 자극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Social robot PIO intervention for improving cognitive function and depression in older adults with mild to moderate dementia in day care center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2025)
Social robot PIO intervention for improving cognitive function and depression in older adults with mild to moderate dementia in day care center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2025)

연구팀은 대구 지역 주간보호센터 2곳을 이용하는 경증 및 중등도 치매 노인 66명을 실험군(33명)과 대조군(33명)으로 구분해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군은 여성 27명(81.8%)과 남성 6명(18.2%)으로 구성됐고, 대조군에는 여성 24명(72.7%)과 남성 9명(27.3%)이 포함됐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실험군이 82.9세, 대조군에서 84.4세였다. 교육 수준은 실험군에서 ‘무학’이, 대조군에서는 ‘초등학교 졸업’이 가장 많았다. 참가자 중 70% 이상이 배우자가 없었다.

실험군은 2022년 10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6주간 주 2회씩 총 12회(1회당 50분)에 걸쳐, 한 번에 10명 미만의 그룹으로 편성해 피오를 활용한 1대 1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대조군은 일상적인 돌봄만 제공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알에서 부화해 어른 소셜 로봇으로 성장한다’는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각 회는 세 단계(도입·중재·마무리)로 이뤄졌으며, 중재 단계에서는 ▲음악치료 ▲미술치료 ▲작업치료 ▲체조 ▲감각 자극 ▲회상치료 등 치료적 요소가 회별로 주제에 맞게 배치됐다.

또한 인지 기능은 한국판 간이정신상태검사(K-MMSE~2)로, 우울감은 한국판 노인 우울 척도 단축형(GDSSF-K)으로 측정했다.

Social robot PIO intervention for improving cognitive function and depression in older adults with mild to moderate dementia in day care center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2025)
Social robot PIO intervention for improving cognitive function and depression in older adults with mild to moderate dementia in day care center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2025)

연구 결과, 실험군의 인지 기능은 총점 기준 18.1점(±4.54)에서 21.9점(±5.17)으로 3.9점(±3.66) 상승한 반면, 대조군에서는 18.2점(±4.91)에서 18.2점(±4.77)으로 0.1점(±4.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두 집단 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확인됐다.(p<0.001)

인지 기능의 하위 영역별로는 시간 지남력(p<0.001)과 언어(p=0.034) 영역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기억 등록(p=0.392) ▲장소 지남력(p=0.076) ▲회상(p=0.515) ▲주의집중 및 계산(p=0.130) ▲그리기(p=1.000) 영역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우울감은 실험군이 5.9점(±4.74)에서 5.2점(±4.65)으로 0.7점(±3.48) 줄어, 감소 폭이 0.2점(±3.42)에 불과한 대조군보다 효과가 컸지만, 두 집단 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p=0.557) 이에 대해 연구팀은 “피오는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센서가 없다”며 “촉각 센서를 갖추면 우울감 개선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기존 연구를 들어 “소셜 로봇 중 물개 모양을 한 인형인 일본의 파로(Paro)는 사용자가 로봇과 신체적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센서와 부드럽고 푹신한 촉감을 느낄 수 있어 우울감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종이와 연필을 이용하는 기존 인지 재활 치료는 비용이 많이 드는 게 단점”이라며 “CBR 프로그램이 탑재된 소셜 로봇을 활용하면 표준화, 개인별 이력 자동 실시간 비교, 인력 및 비용의 효율성 등의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표본 크기가 작고 지속적인 효과를 검증할 수 없었던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향후 추가 연구에서는 참가자 간 상호작용을 고려한 집단 중재를 포함시키고, 사용자의 기술 수용성 및 사용성 평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2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온라인으로 실렸다.

 

Source

Lim J-S, Oh H-K (2025) Social robot PIO intervention for improving cognitive function and depression in older adults with mild to moderate dementia in day care center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PLoS ONE 20(4): e0321745.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32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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