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네트웍스·에이블테라퓨틱스 기술로 복지 사각지대 해소…타 지자체 벤치마킹 움직임

경기 부천시가 전국 최초로 AI 음성 기반 인지건강검사, 이른바 ‘온마음 AI복지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8월 한 달간 65세 이상 취약계층 어르신 3,000명을 대상으로 4분 이내의 단축형 AI 콜 검사를 집중 시행하는 방식이다.

검사 결과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면 앱 기반 표준검사와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연계를 통해 조기에 치료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방문 검사도 병행한다.

 

인지건강검사 안내 홍보지 / 부천시
인지건강검사 안내 홍보지 / 부천시

 

1차 검사는 AI 음성 분석 기술을 활용해 3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4분 안에 분석, 인지 건강 상태를 선별한다. 고위험군으로 확인되면 2차 앱 기반 표준검사를 진행하며, 1·2차 모두 고위험군일 경우 치매안심센터의 인지건강 서비스로 즉시 연계된다. 실제로 올해 1월 골절로 입원했다가 4월 퇴원한 한 어르신이 거동 불편으로 재검사를 받지 못했으나, AI 단축검사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표준검사에서 경도인지장애임을 확인하고 치료를 시작한 사례도 있다.

‘온마음 AI복지콜’은 AI 콜봇 시스템과 음성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시스템 구축에는 세종네트웍스㈜와 ㈜에이블테라퓨틱스가 참여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 6월까지다.

 

재가 의료급여 대상자에게 찾아가는 방문 검사 / 부천시
재가 의료급여 대상자에게 찾아가는 방문 검사 / 부천시

 

세종네트웍스는 AI 복지콜의 기술·운영 기반을 구축하고, 복지 사각지대 대상자에게 전화를 통한 서비스 안내, 응답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을 총괄한다. 에이블테라퓨틱스는 음성 데이터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Spick’이라는 모바일 기반 인지장애 진단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솔루션은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음성을 분석해 10~15분 안에 정상·경도인지장애·치매 여부를 선별할 수 있으며, 부천시 AI 복지콜 사업에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했다.

네이버 클로바(CLOVA) 케어콜(CareCall)은 이번 인지건강검사와 별개로 부천시의 위기가구 발굴 사업에 활용되고 있다. AI가 주기적으로 전화해 건강·식사·수면 등 일상 안부 확인 및 이상 징후를 탐지한다. 부천시는 2024년 5월 네이버 클라우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9,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AI 기반 안부전화 상담을 시범 운영 중이다. 현재는 3개 동에서 시작해 전체 동으로 확대하는 중이며, AI가 이상 징후를 탐지하면 공무원이 후속 상담을 통해 복지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식이다.

부천시는 이처럼 AI를 복지 행정 전반에 접목하고 있다. 스마트 경로당 사업에서는 AI 돌봄 로봇 ‘효돌’, ‘클로바 케어콜’, ‘도란도란 케어콜(AI 음성봇이 어르신과 대화하며 정서적 교감 및 감정 상태 모니터링)' 등을 도입했고, 국정기획위원회는 이러한 현장을 참고해 AI 돌봄 서비스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기도가 선정한 2025년 AI 챌린지 3대 프로그램에도 부천시의 AI 복지 시스템이 포함됐다.

현재 AI 음성 기반 인지건강검사를 실제로 운영하는 지자체는 부천시가 유일하다. 이는 AI 기반 복지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한 경험, 자체 예산 투입과 부서 간 긴밀한 협업 체계, ‘전국 최초’ 사업 추진에 따른 전략적 선점 효과 덕분이다.

다른 지자체들도 관심을 보이며 준비에 나서고 있다. 수원시는 ‘AI 시민청·산업청·행정청’ 프로젝트를 통해 AI 챗봇과 돌봄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며, 인천시는 고독사 위험군 1인 가구를 대상으로 AI 안부전화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세종시는 AI 전화와 앱 기반 모니터링을 결합한 ‘세종 올케어’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일부 지자체에서도 유사한 통합 돌봄 시스템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의료·복지 연계형 사업은 개인정보 보호와 의료기관 연동 등 절차가 복잡해, 본격 도입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화로 음성 기반 인지건강검사를 받는 노인 이미지 / 생성형 AI
전화로 음성 기반 인지건강검사를 받는 노인 이미지 / 생성형 AI

 

부천시 사례는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치매 조기 발견에 기여하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도 집에서 간단한 전화 한 통으로 인지검사를 받을 수 있어 접근성이 좋고, 조기 치료 연계로 건강관리 효과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부천시의 성과가 입증되면 타 지자체 도입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광역지자체 차원의 일괄 도입이 추진된다면, 전국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조기검진 체계가 단기간에 구축될 수 있다.

정애경 부천시 복지국장은 “AI가 복지 현장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는 시대”라며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AI 기술과 복지서비스를 연계한 선제적 건강관리를 지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기술과 공공복지가 결합한 부천시의 시도는 치매 조기 선별과 치료 연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며, 초고령사회 대응 전략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디멘시아뉴스(dementia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