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숟가락으로 시작한 창업, 치아 안심 수저에서 온 가족 테이블웨어로
15가지 인체공학적 특징을 담은 “올바르게, 느리게”의 창업 스토리

29세 MZ 창업가라면 또래 세대가 쓰는 소비재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는 것이 흔할 것이다. ㈜세모녀의 이한결 대표는 청년 창업가이면서 고령 친화 제품을 만드는 창업의 길에 뛰어들었다. 대기업 홈쇼핑 회사에서 안정적인 급여를 받는 직장인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모험의 길에 도전했다. 그 시작은 할머니가 스테인리스 수저로 식사하다가 치아가 부러진 사고에서다. 고령자 치아 파절 사고는 흔히 일어나는 데 이를 방지해 주는 안전한 고령 친화 숟가락은 없었다.

치과에서는 치아 치료만 하고 안전한 식기에 대한 정보가 없고, 요양시설에서는 유아용이나 일회용 플라스틱 수저를 사용했다. 이에 이한결 대표는 4년간 연구와 검증을 거친 고령 친화 식기 브랜드 ‘봄마음’의 ㈜세모녀를 창업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의 길을 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가족’이었다. 그 가족에는 치매를 겪던 할머니를 모시고 주부로 살다가 딸보다 먼저 안전한 수저를 만들기 시작한 어머니가 있었다. 이한결 대표는 어머니의 열정을 가까이서 보며 홈쇼핑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제대로 개발해 보려고 퇴사를 단행했다.

할머니에게 안전한 수저를 만들려는 모녀의 사랑을 담아 회사 이름을 ‘세모녀’로 정했다. 3대가 사랑을 나누면서 안심하고 식사할 수 있는 수저 세트는 대한민국 글로벌 생활명품, 고령친화우수제품, 서울어워드 등 다양한 상을 받으며 안전성을 입증했다. 백화점 팝업스토어에 입점해 1분에 1개씩 판매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따뜻한 봄 향기가 피어 나는 이 소셜벤처의 주인공, 이한결 대표를 성수동 KT&G 상상플래닛 사무실에서 만났다.

 

봄마음 수저를 설명하는 이한결 (주)세모녀 대표 / 황교진 기자
봄마음 수저를 설명하는 이한결 (주)세모녀 대표 / 황교진 기자

 

Q. 이 대표님의 전공과 원래 꿈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대학에서는 소비자학과와 융합디자인을 복수 전공했어요. 가족 분위기가 ‘나누며 사는 삶’을 중요하게 여겨서 어릴 적부터 봉사활동을 많이 했어요. 원래의 꿈을 말하자면 평범해요. 따뜻한 가정을 꾸려 아이 잘 키우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사는 거였어요. 창업도 그런 맥락 안에 있다고 생각해요.

 

Q. 할머니가 평소 드시던 스테인리스 수저로 식사하시다 치아가 부러지는 사고를 겪고 고령자 친화 식기를 직접 만들기로 한 스토리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할머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게 느껴지는데요. 할머니와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 들려주세요.

엄마는 장녀로 할머니와 애틋한 모녀였고, 저와 언니는 할머니께 특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어요. 엄마는 종교적인 이유로 요양원이나 고아원에서 봉사활동을 30년 넘게 하셨어요. 그런데 할머니가 집에서 낙상을 겪은 뒤 거동이 불편해지시면서 7년 전 연세가 일흔일곱이실 때 치매 3등급 진단을 받고 엄마가 할머니 보호자로 모셨어요. 서울의 우리 집에서 3년 정도 지내다가 증상이 심해진 할머니가 고향인 대구로 가고 싶어 하셔서 함께 내려가 생활했어요. 당시에 할머니가 스테인리스 수저로 식사하시다 치아가 부러지는 일을 겪은 뒤 직접 안전한 수저를 만들기로 했죠. 엄마가 먼저 시작했고 저는 나중에 합류했어요. 봄마음 브랜드의 고령 친화 식기 제품은 할머니께 드리는 마음으로 만든 결과물이에요.

 

Q. ‘세모녀’는 안타까운 사회복지 사각지대의 불행으로 인식되는 이름이기도 한데요. ‘세모녀’라는 회사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요?

할머니, 엄마, 저 이렇게 세 명이 함께 만든 브랜드 스토리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세모녀’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사회적 사건과 겹쳐서 이름을 바꿔야 하지 않느냐는 말도 들은 적 있지만, 이 이름이 회사의 정체성이자 출발점입니다. 엄마가 할머니를 사랑하시는 모습을 곁에서 보며 저도 할머니를 사랑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깊어졌고 세모녀의 사랑으로 시작한 기업이에요.

 

할머니와 함께 찍은 이한결 대표, 이 사진이 할머니와 선명하게 찍은 마지막 사진이다 / 세모녀 
할머니와 함께 찍은 이한결 대표, 이 사진이 할머니와 선명하게 찍은 마지막 사진이다 / 세모녀 

 

Q. 창업 초기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CJ ENM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퇴사를 결심하기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홈쇼핑 경험이 현재 사업에 도움이 된 부분이 있다면?

CJ ENM은 급여도 높고 안정적인 직장이었어요. 하지만 주부인 엄마가 혼자 제품을 양산해 시장에 내놓는 건 너무 벅차 보였고, 제가 도와드리면 뭔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홈쇼핑 경험은 사업에 큰 자산이 됐어요. 봄마음의 식기는 제품 개발과 유통을 모두 해야 하는데 제품 개발 부문에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홈쇼핑은 심의 과정이 매우 빡빡해요. 저는 체화가 돼 있어서 더 안전한 고령 친화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인증, 심의 기준 통과, 마케팅 스토리텔링, 유통 제안서 작성, 업체 선정까지 사업 진행에 바로 적용할 수 있었어요.

 

Q. 원래 안정적인 곳에 안주하기보다 모험을 즐기며 위험에 도전하는 스타일이었나요? 다시 과거로 돌아가도 퇴사와 창업을 결심했을까요?

다시 돌아가면 더 빨리 퇴사했을 수도 있어요. 회사에서 3년을 일하면 한 달 휴가를 줬는데 그때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청년 창업 지원 캠프에 참가해 2등을 하고 지원금 2,500만 원을 받았어요. 예비 창업자인 제가 기 창업자들 사이에서 아이디어 차원의 고령자 식기 솔루션을 검증받으면서 퇴사하고 사업을 시작해도 좋겠다는 용기가 생겼어요.

저는 모험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어릴 때부터 새로운 일을 해보는 데 두려움이 없었어요. 물론 창업 과정에 힘든 점도 많았지만 그만큼 배우고 얻은 것도 많아요. 부모님도 제 결정을 응원해 주셨고요. 뭘 해도 잘해 낼 거라고 믿어주셨죠. 다만 낯설고 어려운 일에 상처받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는 하셨어요. 처음엔 저보다 엄마가 더 열정적이었어요. 어머니는 도예를 하면서 취미로 할머니 옷을 만들어 드리는 분이었어요. 지금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50플러스 생애재설계 대학 강사이기도 하세요. 엄마와 할머니가 있었기에 세모녀 창업은 가능한 일이었죠.

 

의료용 실리콘 소재로 만든 봄마음의 어르신 안심 수저 세트 / 세모녀
의료용 실리콘 소재로 만든 봄마음의 어르신 안심 수저 세트 / 세모녀
안심 숟가락에 담은 인체공학 디자인 / 세모녀
안심 숟가락에 담은 인체공학 디자인 / 세모녀
안심 젓가락에 담은 인체공학 디자인 / 세모녀
안심 젓가락에 담은 인체공학 디자인 / 세모녀

 

Q. 상품 개발 과정은 어떠했는지 들려주세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개발만 약 4년 정도 걸렸어요. 가장 어려웠던 건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이었어요. 어르신들의 손 크기나 섭취량 같은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해서 요양시설에 직접 가서 봉사 활동을 병행하며 관찰과 인터뷰를 반복했어요. 24곳의 요양시설에서 1.638명의 사용자를 만나 수요를 파악했죠. 데이터에 기반한 진심을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단순히 불편함을 해소하는 제품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어요.

제품 개발 초기부터 어르신 손에 직접 맞춘 금형을 제작해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모델을 테스트하며 디자인을 셀 수 없이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죠. 흐르는 음식을 즉시 닦을 수 있는 각도, 음식을 섞고 양을 조절하며 뜰 수 있는 술, 한 술에 많이 먹거나 빨리 먹기를 방지하는 적정량을 고려한 크기,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는 그립감 등 15가지의 인체공학적 디자인 요소를 담아 현재의 봄마음 식기 세트를 완성했습니다.

 

Q. 가장 기뻤을 때는?

와디즈 클라우드 펀딩으로 처음 판매됐을 때 조마조마했어요. 그런데 뇌병변 아이를 키우는 엄마 등 장애인 아이를 양육하는 보호자들이 감동적인 댓글을 써주셔서 크게 안도했어요. 저는 할머니 이야기로 시니어용 제품으로 포지셔닝했는데 유아와 임산부 등 안전한 제품을 원하는 소비층에 확장됐어요. 어르신이 흘리지 않는 적절한 양으로 설계한 수저가 2030 여성 다이어트용으로도 판매가 됐죠. 중환자인 아버지에게 너무나 필요한 제품이라는 피드백과 치매 할머니가 한 번도 수저를 떨어뜨리지 않고 식사하게 됐다는 반응들에 무척 기뻤어요. 봄마음 수저가 식사하기 어려운 분들의 불편을 덜어드린 의미 이상으로 새로운 일상을 선물했다는 반응을 발견하고 정말 뿌듯했어요.

 

Q. 반면에 힘들었을 때는?

안타깝게도 할머니가 봄마음 제품을 써보지 못하고 돌아가셔서 제 사업 동력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어요. 저는 이 사업으로 부자가 돼야지 하는 생각이 아예 없었고 지금도 봄마음 수저는 재구매가 많거나 저희가 공장을 직접 갖추고 제조하지 않아 수익성이 그리 높지 않아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유튜브에 할머니와 손녀가 나오는 영상도 보기 힘들어요.

 

대구 신세계 백화점 팝업 매장, 왼쪽 두 번째가 이한결 대표, 중앙에 검정옷 입은 이가 이 대표의 어머니 / 세모녀
대구 신세계 백화점 팝업 매장, 왼쪽 두 번째가 이한결 대표, 중앙에 검정옷 입은 이가 이 대표의 어머니 / 세모녀

 

Q. 봄마음 수저 세트의 소비자는 고령자, 구매자는 그 보호자여서 특별한 마케팅 포인트가 필요해 보입니다. 대부분의 시니어 비즈니스가 그렇고요.

그렇죠. 어르신이 소비자이지만, 구매는 자녀나 보호자가 하니까 메시지를 다르게 설정해야 했어요. 스토리와 감성, 기능을 함께 전달해야 설득력이 생기는데 결국 시니어 시장도 유아 시장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노인 세대가 되기 전부터 시니어 제품 경험을 하면 나중에 고령 세대가 됐을 때 선택에 유리한 상황이 될 거예요. 그래서 원 플러스 원 프로모션이 가장 유효했어요. 치아가 안 좋은 내가 써보고 안전성과 기능성을 경험한 뒤 부모님께 선물로 드리도록 한 거죠. 시니어 시장을 계속 연구하면서 패키지 디자인을 구매자 호감도에 맞추고 있어요.

 

Q.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 기업 창업에는 지원사업이 많은데 세모녀는 대표적으로 어떤 지원들을 받았나요?

청년창업사관학교, 이화여대 캠퍼스타운,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 등 다양한 곳에 선정됐어요. 지금은 예비사회적기업 지정을 추진 중이고, 소셜벤처 판별 확인도 병행하려 해요

 

Q. 브랜드명을 ‘봄마음’으로 정한 이유와 속옷 브랜드 ‘한결’에 대해 그리고 제품 구상과 설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포인트는?

봄마음의 ‘봄춘(春)’, ‘마음심(心)’은 엄마의 이름에서 따온 브랜드예요. 제품은 가볍고, 안전하고, 흘렸을 때 닦기 쉽게, 그런 디테일에 집중했어요. 일단 본마음은 식기니까 고령 친화 식판, 포카락(포크+숟가락), 노즈 없는 물컵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고, 여러 브랜드 라인을 만들려고 해요. 속옷 브랜드는 패브릭 소재 요실금 팬티를 만들려고 구상하고 있어요. 인플루언서와 협업으로 미끄럼 방지 기능이 탁월한 신발도 만들고 있어요.

저희는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해요. 봄마음 식기의 경우 공장에서 생산 완료한 제품은 반드시 중탕 방식 위생 세척을 해서 개별로 OPP봉투에 포장해요. 포장을 뜯어 바로 사용하실 어르신들을 생각한 거죠. 이러한 노력을 계속 기울이려 합니다.

 

신세계 백화점 팝업 매장 / 세모녀
신세계 백화점 팝업 매장 / 세모녀
갤러리아 압구정 팝업 매장 / 세모녀
갤러리아 압구정 팝업 매장 / 세모녀

 

Q 스타트업은 홍보와 BM 구축이 가장 어렵습니다. 어떻게 풀어가셨나요?

초기에는 요양시설을 직접 방문했고,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으로 존재감을 알린 후 자사몰, 카카오메이커스, 백화점 입점까지 이어갔어요. 백화점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품평회에 참여해 봄마음 제품 소개 자료와 샘플을 꼼꼼히 챙겨서 바이어와 엠디들에게 팝업 제안서를 보냈습니다. 그 결과로 작년에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했어요. 그리고 매년 2~3월에 열리는 도쿄 기프트쇼에 참여해서 일본어, 중국어, 영어로 된 브랜드 자료를 배포했는데 츠타야서점 바이어를 그곳에서 만나 일본에도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싱가포르와 미국 시장 진출도 타진하고 있어요.

 

Q. 봄마음 수저 세트가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한 후 명품 수저로 인정받으면서 사용 후기 중 가장 인상적인 내용과 그 후기를 접한 소감은?

알츠하이머병이 심해져 와상환자가 된 아버지를 돌보는 딸이었는데 아버지에게 밥을 먹여 드릴 때마다 금속 수저가 부딪히는 소리가 너무나 싫어서 아빠에 대한 미움까지 생겼다고 해요. 그런데 봄마음 수저를 사용하면서 그 소리에서 벗어난 후 이렇게 해결할 수 있었는데 문제를 오래 방치한 것이 후회스러웠다는 내용을 길게 써주신 분의 글을 읽으며 눈물이 났어요.

 

제품 개발 회의 중인 이한결 대표 / 세모녀
제품 개발 회의 중인 이한결 대표 / 세모녀

 

Q. 창업 2년도 안 되어 월 매출 3억이면 스타트업으로서 큰 성공입니다. 봄마음 수저 세트의 성공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백화점 팝업을 전국적으로 했을 때 월 매출 3억 원을 달성한 적이 있어요. 월평균 수익은 3천~4천만 원 정도고요. 성공이라기보다는 할머니를 사랑한 스토리와 정성이 통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Q. 봄마음 식기를 사용해 보지 못하셨지만, 현재의 손녀를 보고 할머니는 무슨 말씀을 하실까요?

“이게 그렇게 큰일이냐?”며 웃으셨을 것 같아요. 분명히 좋아하셨을 거예요. 봄마음 식기 세트는 할머니에게 드린 선물이니까요.

 

Q. 치매에 걸려 요양시설에서 지내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시설의 입소 어르신과 종사자들을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너무 열악한 모습을 많이 봤어요. 간호 행위도 제한적이고 요양보호사분들도 처우와 업무 환경이 좋아 보이지 않고요. 지치기 쉬운 구조에서 물리적 도구 하나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대표님이 보기에 우리나라 어르신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존중’이에요. 마땅히 대접받으셔야 하는 소비자로서의 존중, 개인으로서의 존중. 제품 하나를 만들면서도 ‘어르신들은 이 정도면 돼’라는 시선이 있죠. 그런 인식부터 바뀌어야 해요. 특히 우리나라는 노인에 대해 우울한 세대로 간주하는 인식이 있고, 세대 갈등이 좀 심한 편인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노인이라고 생각한 순간부터 자격지심 같은 것이 생겨나고 정신적으로도 안 좋아지는 모습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노인에 대해 긍정적이고 밝고 환한 인식으로 개선되면 우리 사회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Q. 후배 예비 창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자격이 될지 모르지만, “완벽해서 시작하는 건 없어요, 조금 부족해도 의미 있다면 시작하세요, 저도 그렇게 시작했어요”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그리고 청년 세대는 좀 급하게 결과를 보고 싶어 하는 경향이 더 있죠. 단시간 내에 성과를 보여야 하는 환경에서 자라온 탓이라고 봐요. 저도 조금 빠르게 결과를 내는 게 미덕이라는 생각으로 살다가 창업하면서 많이 깨졌거든요. 정량적인 시간이 쌓아야 되는 일이 있고 그렇게 했을 때 빛을 발하는 결과가 따르니,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어요.

 

봄마음 식기와 함께 / 세모녀
봄마음 식기와 함께 / 세모녀

 

Q. 현재 가장 큰 고민과 애쓰고 있는 주제는?

확장성과 지속가능성이에요. 식기 외에도 고령 친화 제품군을 늘려가고 있는데, 진짜 필요한 사람에게 닿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현재 식판 개발에 애쓰고 있어요. 유아용 제품 소재로 쓰는 친환경 플라스틱인 트라이탄(Tritan, 아기 젖병, 텀블러 등에 사용)을 사용해 가볍고 내구성 좋고 뜨거운 음식에도 온도가 덜 타는 식판을 구상하고 있어요. 트라이탄 재료 수급부터 난관이에요. 3억 정도의 신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에요. 봄마음의 식기 세트처럼 디자인에 여러 해결책을 담은 고령 친화 식판을 개발할 거예요.

 

Q. 끝으로 디멘시아뉴스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

저는 치매여도 밝은 이야기를 많이 소개해 주시면 좋겠어요. 치매 할머니를 모시는 가족은 엄청 힘들었겠다, 돈도 많이 들겠다,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저처럼 손녀가 꿈을 이루는 그런 사례도 밝고 필요한 이야기에 속한다고 생각해요. 치매 때문에 새로운 도전에 뛰어든 이야기가 많아져서 치매 가족들에게 힘이 되는 이야기가 많아지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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