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비알코올 지방간 있으면 치매 발생 확률 1.5배 높다
60세 이상 비알코올 지방간 있으면 치매 발생 확률 1.5배 높다
  • 황교진 기자
  • 승인 2024.02.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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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연구팀 치매 질환자 대상 연구
치매와 비알코올 지방간 사이 상관관계 조사

60세 이상이면서 비알코올 지방간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도가 1.5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음주하지 않아도 생기는 지방간인 '비알코올 지방간'은 전체 인구의 25% 정도가 겪는다고 알려져 있다. 비만이나 운동 부족, 과잉 영양 등 생활습관이 원인인 대사성 질환(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등)과 연관돼 발생한다.

이정일·이현웅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치매와 비알코올 지방간이 모두 대사성질환이라는 점에 주목해 치매와 비알코올 지방간 사이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60세 이상 연령층 중에서 뇌졸중 환자를 제외하고 '지방간 지수'(Fatty Liver Index, FLI)를 통해 지방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4만7,388명을 분석해 이같은 상관관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대상자 중 치매 증상을 보인 환자는 총 15.2%(7,209명)였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연령, 성별, 체질량지수,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 공복혈당, 고혈압, 당뇨병, 흡연 여부와 경제 상태 같은 변수를 대입해 치매 질환을 지닌 실험군 2,844명과 대조군 1만4,220명을 최종 비교·연구했다.

연구 결과, 치매 질환을 보인 실험군 2,844명 중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는 6.8%(192명), 비알코올 지방간이 아닌 비율은 93.3%(2,652명)였다. 치매 환자가 아닌 대조군 1만4,220명 중 비알코올 지방간을 지닌 비율이 5.5%(784명), 그렇지 않은 비율이 94.5%(1만3,436명)였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비알코올 지방간 여부에 따라 두 집단을 나눠 각각의 치매 발생 위험도를 분석하니 지방간을 지닌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치매 발생 확률이 약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치매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당뇨병의 유무에 따라 비알코올 지방간이 치매 발생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한 결과, 당뇨병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비알코올 지방간이 있는 집단에서 치매 발생 확률이 높았다.

따라서 연구팀은 60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당뇨병 없이 비알코올 지방간만으로도 치매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정일 교수는 “더 깊은 연구를 해봐야겠지만 같은 대사성질환인 당뇨병이 치매 발생에 영향을 준 것처럼, 비알코올 지방간도 치매 발생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된다”며 “당뇨병이나 비알코올 지방간 치료의 첫걸음은 비만도를 낮추고 운동으로 근육량 감소를 막는 것이므로 치매 발생 확률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인 생활 습관 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싱가포르 의학 아카데미 연보>(Annals Academy of Medicine Singapore) 최신호에 실렸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정일 교수(좌), 이현웅 교수(우) / 강남세브란스병원 의료진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정일 교수(좌), 이현웅 교수(우) / 강남세브란스병원 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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