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 치매과학연구소, ‘환경적 풍부화’ 치료 효과·기전 밝혀
“비약물적 중재 요법 효과 과학적 입증...새로운 치료법 개발 기대”

Investigating the impact of environmental enrichment on proteome and neurotransmitter-related profiles in an animal model of Alzheimer's disease
Investigating the impact of environmental enrichment on proteome and neurotransmitter-related profiles in an animal model of Alzheimer's disease

 

국내 연구진이 중증도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하는 비약물적 중재 치료(non-pharmacological interventions, NPI)의 효과와 기전을 밝혀냈다.

5일 건양대에 따르면, 치매과학연구소(소장 문민호) 연구팀은 최근 중앙보훈병원 김학수 박사, 뉴로비스와 공동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한 ‘환경적 풍부화(Environmental Enrichment, EE)’ 효과와 그 기전을 규명했다.

EE는 ▲감각적 ▲신체적 ▲인지적 ▲사회적 자극을 강화하는 NPI다.

연구팀에 따르면, EE가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기능 저하를 효과적으로 회복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기전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연구팀은 비약물적 중재 요법인 스노즐렌(Snoezelen) 치료에 착안했다. 스노즐렌은 다감각 환경을 통해 인지 기능을 자극하는 치료법이다.

생쥐 실험에서 EE 그룹은 대조군보다 더 큰 케이지를 사용했고, 내부에 쳇바퀴, 터널 등 다양한 설치물을 배치해 매주 교체하거나 위치를 바꿔 새로운 느낌을 줬다. 또 사회적 상호 작용을 유지하기 위해 대조군(2마리)보다 더 많은 5마리를 투입했다. 연구진은 이 실험으로 ▲조직학 ▲단백질체학 ▲신경전달물질 관련 메커니즘 분석을 통해 EE가 알츠하이머병 증상 완화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뇌의 ▲아밀로이드 베타(Aβ) 침착 ▲신경 염증 ▲신경세포 사멸 ▲시냅스 손실이 줄었다. 단백질체 분석 결과에서는 EE가 ▲Slc17a6 ▲Glul ▲Gnai2 ▲Gphn ▲Camk2a ▲Camk4 ▲Maob ▲Calml3 등 단백질 발현이 증가해 시냅스 및 신경전달물질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Abca2 ▲Stat5b ▲Gpx4 ▲Trap1 등 단백질을 상향 조절해 병리를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경전달물질 관련 분석을 통해 EE 조건에서 자란 생쥐의 전두 피질과 해마에서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및 세로토닌(serotonin)의 농도가 높아지고 아민복합체(polyamine) 농도는 낮아져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아두카누맙이나 레카네맙과 같은 질환 조절 치료제(disease-modifying therapies)가 개발됐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치료제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상당히 늦추거나 되돌리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이어 “도네페질이나 갈란타민, 리바스티그민 등 증상 치료제는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한 단기적 인지 기능 개선에 대단히 유망하다”면서도 “효과가 제한적이고 복용량이나 기간을 늘린다고 해서 극적인 치료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인 유두한 건양대 작업치료학과 교수는 “작업치료의 일종인 스노즐렌과 같은 다감각 자극 환경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임상 연구에서 출발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환경적 풍부화가 알츠하이머병의 단백질 프로파일과 신경전달물질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돼 향후 치료의 과학적 근거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문민호 소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스노즐렌을 포함한 다양한 비약물적 중재 방법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치료 방법 개발에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으로 기대된다”며 “연구소는 비약물적 중재와 최근 승인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레켐비(Leqembi)나 키선라(Kisunla)와의 병용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노화 분야 국제 학술지인 ‘에이징 셀(Aging Cell)’ 최신호에 실렸다.

 

Primary Source

Nam, Y., Kim, S., Park, Y. H., Kim, B.-H., Shin, S. J., Leem, S. H., Park, H. H., Jung, G., Lee, J., Kim, H.-G., Yoo, D.-H., Kim, H. S., & Moon, M. (2024). Investigating the impact of environmental enrichment on proteome and neurotransmitter-related profiles in an animal model of Alzheimer's disease. Aging Cell, 00, e14231. https://doi.org/10.1111/acel.1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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