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인지중재치료학회 추계학술대회(3) _알츠하이머 환자의 뇌파, 인지장애 예방 식단, 뇌 기능 개선제
2023 인지중재치료학회 추계학술대회(3) _알츠하이머 환자의 뇌파, 인지장애 예방 식단, 뇌 기능 개선제
  • 황교진 기자
  • 승인 2023.12.11 0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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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세션, 저강도 초음파 시범연구, 감마파와 인지기능 개선, 알츠하이머병의 뇌파 연구
마지막 세션, MIND 식단, LipiDiDiet의 영양소 및 뇌 기능 개선제 현황
알츠하이머 환자의 감각 자극에 관해 발표 중인 박예승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
알츠하이머 환자의 감각 자극에 관해 발표 중인 박예승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

2023 인지중재치료학회 추계학술대회(9일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의 세 번째 세션은 구두발표(Oral Presention)로 임현국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박기형 가천의대 신경과 교수가 좌장으로 진행했다. 첫 연자로 김재호 한림의대 신경과 교수가 자강도 초음파를 이용한 알츠하이머 치료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초음파 치료 후 MRI 검사에서 뇌 미세 출혈이나 부종이 발견되지 않아,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4주간의 저강도 초음파 치료 시 안전성을 확인했다. 저강도 초음파 치료가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장애를 개선한다고 결론지었다.

두 번째 연자는 박예승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로, 감마파 동조로 인한 인지기능 개선과 베타 아밀로이드 감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세 번째 연자는 윤영철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로 알츠하이머의 뇌파 특징을 분석했다. 정량뇌파 데이터에서 치매 평가 도구를 개발하고,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뇌파 데이터의 전처리를 최소화해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를 예측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발견과 모니터링을 위한 머신러닝 및 딥러닝, 디지털 정량뇌파 분석 기법에 관해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마지막 세션 주제는 <알츠하이머병의 영양학적 관점>이며 좌장은 나해리 보바스병원 신경과 교수와 한명일 예수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맡았다. 첫 연자로 서지원 국립중앙의료원 신경과 교수MIND 식단의 인지장애 예방 근거 및 한국 노인에게 적용에 관해 발표했다. MIND(Mediterranean-DASH Diet Intervention for Neurodegenerative Delay) 식단은 지중해식 식단과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단을 결합한 것으로, 고혈압과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병 위험과 인지 능력 저하를 낮추는 예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신 교수는 한식을 주로 먹는 우리 어르신들이 인지장애를 예방하는 지중해식 식단으로 변환해 먹는 법을 전달했다. 녹색 채소와 과일 중 베리류, 견과류, 올리브 오일, 통곡물, 튀기지 않은 가금류 등이 두뇌 건강에 좋은 건강식 10가지이며, 섭취를 피해야 하는 5가지 음식은 붉은 고기, 버터, 마가린, 치즈, 빵과 과자류 등이다. 하루 와인 한 잔도 MIND 다이어트 스코어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하며 소주나 맥주로 대체해선 안 된다. 이와 같은 마인드 식단으로 먹을수록 인지기능 감소 속도는 저하된다. 이번 학술대회 발표 중 일상생활에 바로 적용해 도움을 얻는 실질적 팁을 전해준 시간이었다.

두 번째 연자는 장재원 강원대 신경과 교수로 리피디다이어트(LipiDiDiet) 영양 클리닉에 대해 발표했다. LipiDiDiet는 치매 예방 관련 연구를 하는 프로젝트명이다. 이 프로젝트는 유럽위원회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으며, 치매 분야에서 연구한 프로젝트들을 기반으로 한다. 유럽 전역 19개 연구 파트너로 구성된 독자적인 컨소시엄이 관리한다. LipiDiet는 특정 영양 분자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가설을 검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자료 출처: lipididiet.eu). 리피디다이어트는 24개월에서 36개월에 걸쳐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영양소 테스트를 한 결과 24개월 테스트에서는 인지장애 개선이 보이지 않았지만 36개월 테스트에서는 개선 효과를 보였다.

마지막 연자로 한규만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뇌 기능 개선제의 임상적 근거를 발표했다. 시판 중이거나 연구 중인 여러 뇌 기능 개선제를 소개하며 건강보험 급여 사항을 정리했다. 한 교수는 뇌 기능 개선제 처방 의사의 역할로 약물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명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할 것, 뇌 기능 개선제 처방의 심리적 효과를 감안하고 개선제 복용보다 생활 습관을 바르게 고치는 것이 더 중요한 사항임을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 3편의 기사로, 7시간여의 2023 인지중재치료학회 추계학술대회 연구 발표를 소개했다. 인지중재치료학회 연구자들의 뛰어난 연구 성과 발표로 우리나라 치매 분야의 빛나는 미래를 기대할 수 있었다. 다양한 비약물치료로 인지장애를 개선하고 악화 속도를 감소하는 데 유의미한 결과를 끌어내, 머지않아 치매 정복의 그날이 오리라 소망한다.

현대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철학 커뮤니케이터, 역사 커뮤니케이터 등 전문 분야의 전달자가 주목받는 시대다. 학자의 역할과 전달자의 역할이 따로 있다고 해도 치매 분야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하는 이 시대의 핵심 학문이며 담론이기에 연구자가 좋은 전달자여야 한다.

신경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연구자가 아닌 관심자 청중은 염두에 두지 않는 발표로 진행한 점이 몹시 아쉬웠다. 관련 연구의 팀만이 이해할 수 있는 전문 용어와 지나친 영어 표현, 심지어 자료집마저 거의 영어로 편집한 것은 ‘찻잔 속의 태풍’처럼 보이게 한다. 의약학 학술대회의 전형적인 모습인 내부 연구자 소통 방식의 어휘로 전달하는 것은, 참석한 비전문인에게 브레인포그 현상을 안겨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연구에 열정이 있다면 발표 방식과 전달력에도 열정이 있어야 한다. 그 열정이 커뮤니케이터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고, 치매와 뇌질환으로 고통받는 특수 관계자가 학술대회 청중일 때 현장에서 명확한 메시지로 전해져야 한다. 책자는 앞표지, 뒤표지, 목차의 텍스트는 실수 없게 제작해야 한다. 100년 200년 넘게 보관돼 후대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집의 목차가 모두 영어이고, 본문에 삽입된 PPT 장표도 거의 영어다. 학술대회의 청중 중 외국인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치매 분야 연구자들의 최신 연구를 접하는, 기대 높은 학술대회여서 ‘기자 개인의 생각’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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