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 빈도 높아...릴리, ApoE4 비보유 환자에만 투여하는 방안 제안
CHMP “非보유군서 위험보다 효과 크지 않아”...레켐비는 조건부 허가 권고

유럽의약품청(EMA) 로고
유럽의약품청(EMA) 로고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키선라(Kisunla, 성분명 도나네맙 Donanemab)의 시판 승인을 거부한 유럽의약품청(EMA)에 재심사를 공식 요청했다.

EMA는 지난 25일(현지 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키선라의 시판 허가 보유자가 지난 3월 위원회 회의에서 채택된 부정적 의견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했다”며 “관련 사유가 접수되는 대로 CHMP가 기존 의견을 재검토한 뒤 최종 권고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EMA는 지난달 27일 약물 사용자문위원회(the Committee for Medicinal Products for Human Use, CHMP)의 시판 허가 거부 의견을 수용했다.

키선라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질병 진행을 늦추기 위해 개발된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다. 일본 에자이(Eisai)와 미국 바이오젠(Biogen)이 공동 개발한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와 유사한 기전으로, 알츠하이머병 주요 병리인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Aβ Plaques)를 제거한다.

키선라(Kisunla, 성분명: 도나네맙 Donanemab) / 일라이 릴리
키선라(Kisunla, 성분명: 도나네맙 Donanemab) / 일라이 릴리

릴리는 키선라의 승인 신청 과정에서 ApoE4 유전자를 보유하지 않은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투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ApoE4 유전자는 항아밀로이드 계열 약물에서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아리아 ARIA) 부작용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CHMP는 심사 과정에서 키선라의 주요 안전성 문제로 아리아 발생 빈도를 지적했다. 임상시험 결과, 키선라 투여군에서 아리아가 36.8% 발생한 반면, 위약군에서는 14.9%로 관찰됐다.

특히, 투여군 가운데 1.6%에서 심각한 아리아가 발생했고, 이 중 사망 사례도 3건이나 보고됐다. ApoE4 유전자가 없는 환자군에서도 아리아 발생률이 위약군(12%)보다 두 배 이상 높은 24.7%였으며, 심각한 아리아 발생률은 0.8%(사망 1건 포함)로 확인됐다.

CHMP는 효과성 측면에서도 키선라의 이점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키선라는 1차 평가지표인 통합 알츠하이머병 평가 척도(integrated Alzheimer's Disease Rating Scale, iADRS) 분석 결과 76주 후 투여군이 10점, 위약군은 13점을 감소했다. ApoE4 비보유군에서는 각각 14점과 16점 하락했다. 이와 함께 장기 유효성 데이터도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EMA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대한 미충족 의료 수요(unmet medical need)를 인정하고, 환자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면서도 “키선라가 ApoE4 비보유군에서도 위험보다 이점이 충분히 크지 않다”며 시판 허가 거부를 결정했다.

한편, 경쟁 약물인 레켐비는 재심사 과정 끝에 지난 15일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로부터 조건부 시판 승인을 받아내며 새로운 교두보를 확보했다.

EC는 “APOE4 유전자가 없거나 1개만 보유하고,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가 확인된 환자에 한정해 처방이 가능하다”며 “엄격한 조건과 더불어 명확한 위험 완화 요구사항을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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