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치매 정책 3단계 발전...주제·이해관계자 범위 확대·구체화
“저·중소득 국가들의 치매 정책 계획 수립에 적합한 모델 제시”

People's Republic of China / Asian Development Bank, flickr
People's Republic of China / Asian Development Bank, flickr

중국이 지난 25년간 단계별 치매 정책 방향을 ‘치료’에서 ‘예방’ 중심으로 크게 전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은 인구 고령화와 함께 치매 유병률이 급증하면서 1999년부터 치매 문제에 대해 정책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치매를 노인정신건강이나 일반 보건정책의 부차적인 개념으로 다뤘으나, 2015년 이후부터 독립적 정책 영역으로 인정했다.

중국 난창대와 베이징대 공동 연구팀은 정부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주요 키워드(▲치매 ▲인지 장애 ▲알츠하이머병) 빈도와 동시 발생 네트워크(co-occurrence network) 모델 등을 통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치매 관리 및 예방과 관련된 정책 문서 36건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정책 발표 시기와 우선순위에 따라 치매 정책의 전환 단계를 ▲초기 단계(2000~2014년) ▲발전 단계(2015~2018년) ▲급성장 단계(2019~2024년)로 구분했다.

연구에 따르면, 치매 정책은 초기 단계에서 단 3건만 도입됐으나 이후 발전 단계에서는 9건으로 급증했다. 급성장 단계에 이르면 매년 최소 2건, 연평균 4건 이상으로 총 24건까지 확대됐다.

중국의 치매 정책은 치료 중재를 넘어 예방과 교육, 돌봄, 사회문화적 환경 등 포괄적이고 확장적인 주제로 변화했다.

초기 단계는 ▲지식 보급 ▲중재 ▲과학적 연구 ▲조기 식별 등 기본적인 주제에 초점을 맞췄다.

발전 단계에 들어서면서 ▲치매 예방 ▲조기 선별 검사 ▲중재 서비스 ▲전문 인력 교육 등으로 확장됐다. 급성장 단계에서는 ▲과학 교육 ▲선별 및 평가 ▲전문 인력 교육 ▲돌봄 서비스 ▲예방적 중재 서비스 ▲서비스 팀 ▲치매 친화적 환경 ▲기술 역량 강화 및 글로벌 협력 등 다학제적이고 통합적인 주제들이 등장했다.

특히 이 같은 변화 과정에서 치매 정책의 초점이 ‘중재’에서 ‘예방’으로 전환되는 경향이 관찰됐다. 또한 ‘선별 및 평가’와 ‘공공 교육’과 같은 주제도 중요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해관계자인 참여 주체가 의료진뿐 아니라  ▲지역사회 ▲기관 ▲사회복지사 등으로 점차 다양화됐으며, 잠재적 정책 수혜 범위도 ‘환자’에서 ‘가족 구성원’과 ‘간병인’까지 넓어지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단어 빈도 분석에서는 ▲예방 ▲중재 ▲건강 교육 등 주요 용어의 사용 빈도가 꾸준히 증가했다. 초기 단계의 광범위한 용어들은 발전 단계에서 ▲기술 ▲교육 ▲선별 등 더 세부적이고 전문적으로 변화했다. 급성장 단계에서는 ▲건강 ▲돌봄 ▲예방 ▲선별 등 용어 빈도가 크게 늘면서 정책 내용이 통합적이고 다각적으로 발전하는 추세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동시 발생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서도 치매 정책과 관련된 노드(node)의 수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상호 연결이 강화되는 모습을 발견했다.

초기 단계에서는 노드 수가 적고 느슨한 구조의 관계를 형성했지만, 발전 단계에 진입하면서 ▲기술 교육 ▲임상 부서 ▲선별 등 새로운 노드가 생성되고 연결도 촘촘한 구조로 강화됐다. 급성장 단계에는 노드 수가 크게 늘고 분포가 더 조밀해지는 양상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중국 치매 정책 주제의 복잡성 증가와 이해관계자 참여 확대, 조기 발견 및 교육 강조는 국제적인 모범 사례와 일치한다”며 “저·중소득 국가들이 자국의 사회경제적·의료 현실에 맞는 치매 예방 및 관리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책 문서의 특성에 맞춘 제한적 분석이라는 점과 함께 정책 체계의 단편화 및 통일된 전략 및 실행 체계 부족, 시행 효과 평가 부재는 연구의 한계로 지적됐다.

한편, 중국은 2030년까지 진행되는 ‘건강한 중국 이니셔티브(Healthy China 2030 initiative)’를 통해 치매 예방을 국가 보건 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랜싯 치매 위원회(the Lancet Commission on dementia)도 지난해 새 보고서를 통해 14가지 위험 요인을 제거하면 치매 발병을 최대 45%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The Lancet Regional Health - Western Pacific’ 5월호에 발표됐다.

 

Source

Luo, Yu-ting et al, Evolution of strategic framework of policies related to dementia care and prevention in China from 2000 to 2024, The Lancet Regional Health – Western Pacific, Volume 58, https://doi.org/10. 1016/j.lanwpc.2025. 101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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