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완 슈퍼브레인, 디지털치료제·신의료기술평가는 '거짓'
로완 슈퍼브레인, 디지털치료제·신의료기술평가는 '거짓'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1.12.01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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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복지부 등 관련 정부 기관 공식 부인
로완 슈퍼브레인
로완 슈퍼브레인

"'슈퍼브레인', 국내 최초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상용화한 다중영역중재 치매 예방 디지털치료제"

이는 로완이 개발한 슈퍼브레인을 소개하는 대표 문구다. 이 짧은 문구에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2가지나 포함돼 있다.

슈퍼브레인은 2017년 설립된 로완이 개발한 인지중재치료프로그램이다. 정부 지원을 받아 개발이 이뤄졌으며, 임상에는 150여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임상은 인하대, 이화여대, 아주대, 전남대, 경희대 등 5개 병원에서 3년간 진행됐다.

슈퍼브레인은 질병이나 장애를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적 중재를 제공하는 고도화된 소프트웨어로, 인공지능 기반 뇌 기능 향상 알고리즘을 통해 치매 발병의 예방 및 지연을 가능케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 식약처, "아직 국내에 허가된 디지털치료제는 없다"

로완은 슈퍼브레인을 디지털치료제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는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가 없다.

식약처는 지난해 처음으로 디지털치료제의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국내 공식 명칭은 디지털치료기기지만 흔히들 디지털치료제로 부른다. 디지털치료제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라고 정의하고 있다. 디지털치료제로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식약처가 제시한 가이드라인대로 임상을 진행해야만 한다.

로완이 개발한 슈퍼브레인은 디지털치료제의 형식은 갖추고 있다. 국내 임상을 통해 유효성을 입증했으며, 디지털치료제 정의에 부합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퍼브레인은 식약처가 정한 임상 가이드라인에 맞게 임상을 진행하지는 않았다. 현재 디지털치료제 임상 허가를 받은 제품은 6개가 있으며, 여기에 슈퍼브레인은 포함돼 있지 않다.

식약처의 입장은 단호하다.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인정한 디지털치료제는 국내에 없다는 것이다.

로완의 슈퍼브레인이 국내 1호 디지털치료제라는 홍보 문구는 자의적인 해석에 불과하다는 평이다.

다만 로완 관계자는 "로완은 정부에서 후원하는 디지털 치료 임상을 진행해 효과를 인정받으면서 국내에서 처음 ‘디지털 치매치료제’라는 명칭을 사용해온 게 이러한 혼동을 가져온 것 같다”며 "지난해 8월 식약처의 디지털치료기기 가이드라인이 나온 이후 공식적인 명칭을 '디지털 치매예방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로완은 식약처의 디지털치료기기 가이드라인이 나온 이후 디지털치료기기 등록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덧붙였다.

◆ 복지부, "슈퍼브레인은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은 적이 없다"

슈퍼브레인 소개에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점은 '국내 최초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상용화'라는 표현이다.

슈퍼브레인은 현재 일부 대학병원에서 처방되고 있으며, 비급여지만 실손보험이 있는 환자들은 청구도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신의료기술평가 인증을 받을 경우에는 비급여도 실손보험을 통해 비용 환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로완의 홍보 문구나 실손보험 청구 현황을 보면 마치 슈퍼브레인이 신의료기술평가 인증을 받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신의료기술평가 인증을 받은 것은 '인지중재치료'며, 엄밀히 따지면 슈퍼브레인은 신의료기술평가와 무관하다.

인지중재치료는 2017년 보건의료연구원으로부터 신의료기술평가 인증을 받았다. 보험이 되지 않기 때문에 처방은 비급여로만 이뤄지고 있다.

슈퍼브레인은 인지중재치료를 위한 프로그램 중의 하나다. 인지중재치료프로그램은 슈퍼브레인 외에도 다양한 제품이 쓰이고 있다.

인지중재치료에 사용되는 프로그램은 병원이나 의사 또는 환자마다 요구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하게 쓰인다. 슈퍼브레인은 올해부터 상용화된 만큼 이미 이전에도 다른 프로그램들이 사용되고 있었다.

이에 '슈퍼브레인이 최초로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았다'는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인지중재치료프로그램 자체는 신의료기술평가의 대상도 아니다.

◆ 표시·광고-의료법 위반 소지 다분

로완은 슈퍼브레인이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상용화된 '디지털치료제'라는 점을 내세우며, 다른 제품과 차별화되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정부 기관 입장에서 볼 때 행정처분의 요소가 다분하다.

앞서 말한대로 신의료기술평가의 대상도 아닌데다 식약처 허가를 받은 디지털치료제도 아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의약품이 아닌 제품을 의약품인 것처럼 광고할 경우, 약사법에 의해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다. 슈퍼브레인 역시 표시·광고 위반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셈이다.

또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지 않은 제품을 마치 인증을 받은 것처럼 표현할 경우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

의료법에서는 평가를 받지 않은 신의료기술에 관한 광고, 거짓·과장광고, 치료경험담 등 치료 효과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금하고 있다.

복지부는 "슈퍼브레인은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지 않은 신의료기술로 의료법에 따라 금지하고 있는 의료광고에 해당된다고 사료된다"고 밝혔다.

식약처와 복지부는 슈퍼브레인에 대한 법 위반 행위를 검토할 것으로 보이며, 위반이 확인될 경우 행정처분이 내려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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