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회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유력한 후보 올라 가족관 전해

1월 5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데미 무어는 영화 <서브스턴스>로 45년 연기 인생 처음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프랑스의 신예 감독 코랄리 파르자가 연출한 <서브스턴스>는 과거 아카데미상을 받고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올린 스타였지만, 현재는 TV 에어로빅쇼 진행자로 전락한 엘리자베스의 이야기다. 50살이 되는 날 더는 섹시하지 않다고 TV쇼에서 해고당한 엘리자베스는 '서브스턴스'라는 약물을 권유받고 이 주사를 통해 완벽한 아름다움을 가진 젊은 여자 수로 다시 태어난다. 두 명의 자아로 분리되고 진짜 자신을 망각하면서 벌어지는 극도의 공포를 전달한다.

외모지상주의와 함께 노화를 거부하고 겉모습에 찬탄하는 현대 사회에 대한 노골적 비판을 담은 <서브스턴스>는 3월 2일 열리는 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여우 주연·각본·분장상 등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데미 무어는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에 이어 첫 아카데미 트로피를 손에 쥘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종합지 <버라이어티(Variety)>는 영화와 TV 스타를 초청하는 ‘어워즈 서킷(Awards Circuit)’에서 데미 무어와 인터뷰한 내용을 실었다. 데미 무어는 자신의 배우 인생 스토리에 전두측두엽치매(FTD, Frontotemporal Dementia)를 앓는 브루스 윌리스와 함께하는 가족관에 대해 언급했다.

전두측두엽치매는 행동과 성격의 변화가 특징인 행동변이형 전두측두엽치매와 언어 기능의 변화가 특징인 언어변이형 전두측두엽치매로 구분되는데, 윌리스의 경우 실어증으로 시작됐기에 언어변이형 전두측두엽치매에 해당한다.

<버라이어티>는 이혼 후 브루스 윌리스의 현재 가족과 함께 윌리스를 돌보는 이런 모습을 ‘Blended Family'(혼합 가족)라고 불렀다.

 

We are FAMILY! Getting into the holiday spirit! / 데미 무어 인스타그램
We are FAMILY! Getting into the holiday spirit! / 데미 무어 인스타그램

 

2022년 전두측두엽치매 진단을 받은 전 남편 브루스 윌리스에 대해 데미 무어는 “결혼 생활은 (1998년 별거와 2000년 이혼으로) 끝났지만, 브루스 윌리스는 변함없는 존재로 내 삶에 남아 있다. 우리는 형태만 다를 뿐 언제나 가족이다"라며, “나에게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데미 무어는 매주 브루스 윌리스의 집을 방문해 그의 현재 아내 에마 헤밍과 딸들 모두가 그를 지지하는 것을 느끼도록 한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다른 방식으로 마주할 수 있음을 보는 것이 격려가 되기를 바란다. 이혼 후에도 삶이 있다. 사랑으로 공동 양육하는 방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데미 무어와 브루스 윌리스 사이의 장녀이며 배우로 활동하는 루머 글렌 윌리스는 뮤지션 연인 리처드 토마스와 헤어진 후 ‘아름다운’ 관계를 이어가는 부모를 모델로 공동 육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플>지에 따르면, 루머는 지난해 8월 리처드 토마스와 파국을 맞은 후 친한 관계를 유지하며 딸 루에타를 함께 키우고 있다고 했다. 루머는 "부모의 공동 양육을 참고하여 딸을 키우고 있다"며, “나는 부모님이 이혼 후에도 우리 자매를 우선해 아름다운 기반을 구축해 준 것을 가장 감사하게 여긴다. 어느 쪽인가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느낀 적이 없고, 부모님이 대립하지도 않았다. 가족을 쌓는 기초를 주었다고 생각하며, 지금 나도 공동으로 육아를 하고 있다. 두 분이 보여준 모습에 깊이 감사한다.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루스 윌리스와 데미 무어는 1987년 결혼해 루머, 스캇, 탈룰라라는 세 딸을 낳았다. 브루스 윌리스는 2022년 3월 실어증 때문에 은퇴를 발표했고, 이듬해 2월 전두측두엽치매를 진단받은 사실을 밝혔다. 데미 무어는 윌리스가 재혼한 에마 헤밍과 그녀의 아이들과도 친해, 윌리스와 에마 가족과 자신의 딸들 그리고 딸들의 파트너도 포함한 빅패밀리의 모습을 SNS에 자주 공개했다.

데미 무어가 이번 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면 1993년 <더 피아노>의 엘리자베스 제인 캠피온(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두 번 오른 유일한 여성 감독)과 2020년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93회 아카데미에서 아시아 여성 감독 최초로 감독상 수상)에 이어 세 번째 여성으로 감독상 후보에 오른 코랄리 파르자의 작품이자 여섯 번째 최고령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기록된다.

무어는 “할리우드에서 특정 연령대의 여성은 무시당하고 간과된다는 이야기는 모두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라. 우리 이야기에 관심이 생겼고, 우리를 위한 공간이 있다. 정말 신나는 일이다”라며 꾸준한 배우 생활로 나이 들어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는 자부심을 표현했다.

그녀는 자신의 커리어가 자연스럽게 끝났다고 느꼈던 순간을 회상했다. “도전을 받지 않는 것처럼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고 느낀 저점에 도달했었다. 그러던 중에 <서브스턴스>의 엘리자베스가 왔고, ‘좋아, 이건 내가 뛰어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일이었다. 이 모든 여정은 충격과 경외감 그 자체였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놀라웠다”라며 겸손하고 유쾌하게 말했다.

62세의 나이에 생애 첫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지만 오래전에 인정받아야 했을 배우로 재평가받고 있다. 젊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할리우드의 집착을 풍자한 이 영화에서 한국의 현실도 들여다보게 한다.

 

데미 무어, 영화 "The Substance" 스틸 사진 / Everett Collection
데미 무어, 영화 "The Substance" 스틸 사진 / Everett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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