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C “회사가 제시한 비용 효과적 추정치도 너무 높아”
잉글랜드·웨일즈 이어 스코틀랜드서도 NHS 문턱 못 넘어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레카네맙(Lecanemab, 상품명 레켐비 Leqembi)’가 스코틀랜드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 의료 시스템인 ‘스코틀랜드 NHS(National Health Service Scotland)’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스코틀랜드 NHS의 자문기관인 스코틀랜드 의약품컨소시엄(Scottish Medicines Consortium, SMC)은 지난 10일(현지 시간) 레카네맙 치료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SMC는 스코틀랜드에서 사용될 신약이나 치료제에 대해 제약사가 제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상적 효과성과 안전성, 비용 효과성 등을 평가하고, 스코틀랜드 NHS의 사용 여부를 승인·권고하는 기관이다.
이날 SMC가 발표한 자문 대상 의약품 7개 중 승인받지 못한 약물은 레카네맙이 유일하다.
스코틀랜드 NHS가 레카네맙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투여받기를 원하는 환자들은 고가인 약물 비용 전액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SMC는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모든 근거를 검토한 결과 스코틀랜드 NHS가 레카네맙을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약물의 미미한 임상적 이점이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았다”며 “또한 회사가 제시한 비용 효과적 추정치도 너무 높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회사 측에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변경된 내용으로 다시 제출해 주기를 바란다”고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앞서 영국 의약품 및 의료제품 규제청(MHRA)은 지난해 8월 ApoE ε4 유전자가 전혀 없거나 하나만 보유한 환자에게 레켐비를 조건부 허가했다. 하지만 잉글랜드 및 웨일스의 NHS 자문기관인 영국 국립보건임상평가연구원(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NICE)는 “치료제의 이점이 비용을 정당화하기에 너무 작다”며 레켐비의 승인을 반대했다.
이에 알츠하이머병 환자 단체인 ‘알츠하이머 스코틀랜드(Alzheimer Scotland)’는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알츠하이머 스코틀랜드는 같은 날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임상적 이점의 근거와 관련한 약가에 기반한 것”이라며 “NICE가 내린 결정과 달리, SMC는 평가 과정에서 새로운 진단·치료 경로를 구현하고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비용이 아닌 약가 문제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와 협상이 이뤄질 기회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는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한 NHS의 진보적인 접근 방식 중 일부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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