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학 전문지 <피어스 파머>(Fierce Pharma)는 매년 잠재력이 큰 신약을 평가한다.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 회사들의 유망한 약제들로 높은 매출이 기대되는 약이라고 할 수 있다.

피어스 파머가 2024년에 발표한 상위 10위 약에서 이전과 다른 양상을 설명했다. 가장 기대되는 약물은 잘 알려진 비만 치료제나 항암제 등 전통적인 질병 치료약이 아니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거의 없고 언론의 관심도 덜 받는 조현병에 주목했다.

미국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ristol-Myers Squibb)는 제약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2023년 말 바이오 기업 카루나 테라퓨틱스를 14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 인수 거래의 이유는 조현병 치료를 위한 새로운 약물인 카엑스티(KarXT 성분 자노멜린-트로스) 때문이다.

2028년까지 각 약품의 매출을 추정할 때 카엑스티(KarXT)는 28억 달러 매출을 예상하여 올해 가장 기대되는 약품 상위 10개 중 1위에 올랐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이벨류에이티 벤티지(Evaluate Vantage)의 지난 2년간의 보고서 자료 분석을 포함해 2위에는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Donanemab)을 올렸다. 이 약품은 승인을 받기까지 길고 험난한 길을 걸어왔으며, 판매 추정치는 계속 하향 조정돼 왔다.

3위는 소규모 바이오 회사인 매드리갈 파마슈티컬스(Madrigal Pharmaceuticals)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약물인 레스메티롬(Resmetiron)이다. 비만으로 발생하는 간 질환을 치료하는 것은 바이오제약 산업의 오랜 염원이자 큰 수익원이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수많은 시험 실패와 미약한 결과로 지방간 치료 약물 개발은 어려운 숙제였다.

매드리갈은 자사의 THR-β 작용제 약물이 지방간염(NASH) 치료에 획기적인 약물로 적용돼 그동안의 많은 실패를 딛고 성공에 이르기를 바라고 있다.

4위는 페동맥고혈압 치료제 소타셉트(Sotatercept), 5위는 폐암 및 유방암 치료제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Datopotamab Deruxtecan), 6위는 심근병증 치료제  아코라미디스(Acoramidis), 7위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mRNA-1345, 8위는 비근육 침습성 방광암 치료제 안크티바(Anktiva), 9위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유지 관리 위한 엔시펜트린(Ensipentrine), 10위는 저위험 골수이형서증후근 치료제 이메텔스타(Imetelstat)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 발표한 상위 약제에 관해 주의할 점이 있다. 최근 몇 년간 연구 결과가 규제 승인으로 전환되는 것이 까다로워졌기에 이 추정치는 보수적인 예측이란 점이다.

2028년까지 모든 상위 10개 약물에 대한 전체 잠재 매출을 반영한 것이다. 2024년 추정 매출은 152억 달러에 불과하다. 2023년 매출인 175억 달러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두 수치 모두 이벨류에이티 벤티지가 2022년에 상위 10개 약물의 판매 잠재력으로 발표한 269억 달러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신약 출시에 대한 경계심이 강화되면서 2년 만에 매출 잠재력이 110억 달러 이상 감소한 것이다.

이벨류에이티 벤티지의 2024년 상위 10개 목록은 2024년 승인 후 2028년까지 판매분을 추정해 가장 많이 팔릴 약품을 평가했다.

다음은 1위와 2위에 오 카엑스티(KarXT)와 도나네맙(Donanemab)의 상세 내용이다. 

 

1. 카엑스티(KarXT)

회사: 카루나 테라퓨틱스(Karuna Therapeutics)
사용 용도: 조현병
2028년까지 추정 매출: 28억 달러

2028년까지의 매출 잠재력을 볼 때 2024년 최대 판매 약물이 될 것이다. 카루나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바이오 기업이었다.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의약품이 암이나 희귀질환이 아닌, 일반적으로 블록버스터 판매와 관련 없는 조현병 치료제인 것이 이색적이다.

전 세계는 2023년 말 거대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ristol-Myers Squibb)가 신경학 바이오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140억 달러 이상을 쓰면서 카루나(Karuna)에 대해 알게 됐다. 올해 조현병에 대한 승인 약물로 KarTX가 중심에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는 조현병 약물을 ‘수십억 달러 수익성’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신경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현병은 심각하지만 일반적으로 드문 질환이기 때문에 시중에서 이용 가능한 치료법이 제대로 제공돼 있지 않다.

 

2. 도나네맙(Donanemab)

회사: 일라이 릴리(Eli Lilly)
용도: 알츠하이머병
2028년까지 추정 매출: 22억 달러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도나네맙은 2023년 4위를 차지한 후 올해 2위에 랭크된 약이다. 작년에는 2028년까지 19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

2022년에는 2026년까지 약 6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며 가장 기대되는 목록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올해는 2028년까지 22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며 거품이 빠지는 추세다.

지난 3년 동안 릴리가 잠재적인 승인을 받기까지 까다로운 경로를 밟았기 때문에 계속 목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2023년 1월 FDA가 임상 환자 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기대감이 꺾였다.

릴리는 작년 여름에 FDA에 다시 제출했고, 올해 1분기에 FDA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매출 추정치도 2022년 초기 낙관론은 60억 달러였지만, 올해는 22억 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이는 가격, 안전성, 효능 등의 문제로 시장에서 도태된 알츠하이머병 약물인 바이오젠(Biogen)의 아두헬름(Aduhelm)의 영향 때문이다. 아두헬름 사태 이후 도나네맙의 긍정적인 면이 부각된 면이 있다. 아두헬름에 비해 우호적인 도나네맙은 알츠하이머병 시장에 대한 신뢰와 새로운 치매 약의 잠재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릴리는 알츠하이머병 시장에 계속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2023년 5월, 도나네맙은 위약과 비교했을 때 인지 저하를 35% 늦추고 질병의 다음 단계로 진행될 위험을 39% 낮췄다.

위약에 비해 인지 저하가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레켐비(Leqembi)와 비교해 두 연구 사이에 차이점이 있다. 단, 직접적인 비교에 대한 주의 사항은 남아 있다. 릴리는 작년에 도나네맙의 새로운 긍정적 자료를 얻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도나네맙이 레켐비보다 아리아(ARIA)라고 불리는 뇌부종 및 출혈 부작용 비율이 높다는 문제를 덜어내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