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후기 고령자 2,000만 넘어...베이비붐 세대도 진입
2023년 특수사기 피해 규모 4,194억 원...노인 비율 78.4%
일본의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 노인이 보유한 금융자산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노린 금융범죄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2023년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가 처음으로 2,000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베이비붐 세대(1947~49년생)가 모두 후기 고령자로 진입했다.
다이와 연구소(Daiwa Institute of Research)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65세 이상 가구의 금융자산은 2023년 1,129조 엔(한화 약 1경 470조 원)에서 2035년 1,601조 엔(1경 4,850조 원)으로 1.42배 증가할 전망이다.
전체 가계의 금융자산 중 이들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51%에서 53%로 커져 고령가구 편중 현상이 더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치매 환자 급증이 우려된다. 일본의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올해 471만 6,000명(유병률 12.9%)에서 2035년 565만 5,000명(유병률 15.0%)으로 약 94만 명 늘어난다는 관측이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 환자까지 포함하면 2035년에는 1,173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 유병률과 고령자 가구의 금융자산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산하면, 치매 노인의 금융자산은 2023년 126조 6,000억 엔(약 1,173조 원)에서 2035년 221조 9,000억 엔(약 2,056조 원)으로 1.75배 증가한다. 전체 금융자산 비중도 5.8%에서 7.3%로 커진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금융자산 규모도 2023년 167조 7,000엔(약 1,553조 원)에서 2035년 251조 8,000엔(약 2,332조 원)으로 껑충 뛴다.
◆ 2023년 특수사기 피해 규모 4,194억 원...노인 비율 78.4%
문제는 고령층을 노린 금융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특수사기 피해액은 약 452억 6,000만 엔(약 4,194억 원)으로, 피해자 중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78.4%를 차지했다. 사기 수법으로는 ‘보이스피싱’이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투자사기도 심각하다. 2023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SNS형 투자사기의 피해 건수는 5,092건으로 약 703억 4,000만 엔(약 6,517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는데, 피해자 가운데 60대 이상 비율이 44.7%(남성 48.1%, 여성 40.7%)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고령자는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판단력이나 인지 능력이 저하돼 금융범죄의 피해자가 되기 쉽다”며 “고령자 금융교육 강화와 자산관리 신탁상품 개발, 지역사회 연계 강화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우리나라에서도 치매 노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범죄에 대해 적극적인 대비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 수는 지난해 100만 명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2038년에는 2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후견제도지원신탁, 유언대용신탁 등 자산 보호 상품과 종신연금, 치매보험 등 노후 대비 금융상품을 서둘러 내놓고 있다. 또한 금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도 노인 금융사기 예방 활동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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