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엔 적극적 강하, 환자 관리엔 과도 억제 금물
Nature Medicine, “집중 혈압 강하로 치매 발생 줄어”
Age and Ageing, “치매 환자선 지나친 혈압 강하가 사망 위험”

고혈압은 오래전부터 치매 위험 요인으로 지목돼 왔지만, 혈압 조절이 실제 치매 발생과 환자 생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논란이 있었다. 최근 국제 학술지 두 곳에서 연이어 발표된 대규모 연구는 같은 ‘혈압 관리’라도 예방 단계와 진단 이후 관리 단계에서 목표가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정기적인 혈압 점검과 환자 맞춤 관리가 치매 예방과 생존을 가른다 / 생성형 AI
정기적인 혈압 점검과 환자 맞춤 관리가 치매 예방과 생존을 가른다 / 생성형 AI

 

예방은 적극적으로, 관리에는 균형을

지난 4월 21일 임상 의학 분야 최고 권위 국제 학술지 <Nature Medicine>에 게재된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은 혈압 관리가 치매 예방의 핵심 전략임을 입증했다.

중국 푸단대학과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팀은, 실제 농촌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개입으로 혈압과 치매의 인과 가능성을 확인했다. 중국 농촌 지역에서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 있는 40세 이상 33,995명을 대상으로 했고, 163개 마을을 비의사 지역 의료 제공자 주도 중재군에 나머지 163개 마을을 일반 치료군에 무작위 배정했다. 일부는 집중적 혈압 강하 개입을 다른 일부는 통상적인 치료를 받게 했다.

평균 4년간 추적한 결과, 개입군은 수축기 혈압이 평균 22mmHg 더 낮았고 치매 발생률은 대조군보다 약 15% 줄었다. 이는 집중적 혈압 강하가 뇌혈관 손상을 줄이고 인지 저하를 막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다.

흥미로운 점은 집중 치료군에서 중대한 이상반응 역시 더 적게 보고됐다는 사실이다. 연구진은 “혈압을 낮추는 것은 치매 예방에서 가장 확실히 개입할 수 있는 조절 가능한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8월 26일 노인의학 분야 대표 저널 <Age and Ageing>에 게재된 국내 연구는 이미 치매를 진단받은 환자에게 혈압을 지나치게 낮추는 것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국가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치매 진단을 받고 4년 이내 건강검진을 받은 146,832명을 분석했다. 치매는 항치매제 처방과 ICD-10 코드를 기준으로 정의했으며, 참가자들은 수축기·이완기 혈압에 따라 분류됐다. 연구진은 연령, 성별, 기저 질환 등 여러 요인을 함께 고려해, 혈압과 사망 위험의 연관성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는 ‘역 J자 곡선’이었다. 즉, 수축기 혈압이 100mmHg 미만으로 떨어지면 사망 위험이 17% 높아졌고, 160mmHg 이상으로 높을 때도 위험이 증가했다. 연구진은 “치매 환자에게는 혈압을 낮출수록 좋다는 접근이 위험하다”며, 개인별 상태에 맞는 적정 혈압 목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론과 시사점

두 연구는 치매를 막는 데 있어 혈압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해 주면서도, 환자 관리 단계에서는 전략이 달라져야 함을 보여준다. 예방 단계에서는 혈압을 적극적으로 낮추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이미 치매가 진행된 환자에게는 지나친 강하가 뇌혈류 저하와 낙상 등 부작용을 불러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치매 예방과 관리 모두에서 혈압은 핵심 변수지만,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라 목표치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년 이후에는 혈압을 꾸준히 확인하고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치매 예방의 기본이다. 치매 환자의 경우에는 의료진과 상의해 지나치게 낮지도 높지도 않은 ‘균형 있는 혈압 관리’가 삶의 질을 지키는 방법이다.

 

Sources

He, J., Zhao, C., Zhong, S. et al. Blood pressure reduction and all-cause dementia in people with uncontrolled hypertension: an open-label, blinded-endpoint, cluster-randomized trial. Nat Med 31, 2054–2061 (2025). https://doi.org/10.1038/s41591-025-03616-8

Yoo JE, Han K, Jung JH, Park KY, Lee CW, Shin DW, Nam GE. Blood pressure and all-cause mortality in dementia: a nationwide cohort study. Age Ageing. 2025 Aug 1;54(8):afaf239. https://doi.org/10.1093/ageing/afaf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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