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치매 환자 실종신고 1만 5,502건...지문 사전등록 6,983명
91만 명 치매 환자 중 지문 사전등록 누적 3만 320명, 등록률 저조 해결책은?
작년 기준으로 중앙치매센터에서 발표한 추정 치매 환자 수는 91만 898.09명이다. 이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995만 5,476명) 중 9.15%로, 고령화로 인한 치매 환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23년 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2025년 치매 환자 수는 약 97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며, 2026년에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치매 환자 실종 신고 건수 증가로 연결된다. 2024년 치매 환자 실종 신고 건수는 1만 5,502건(2020년 1만 2,272건보다 26.3% 증가)으로, 치매 환자 수 증가에 따라 실종 사례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배회하는 치매 환자에 대한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뒤 보호자에게 인계하는 방법이 지문 확인이다. 이를 위해 사전에 보호자 연락처와 집 주소를 파악하도록 ’지문 등 사전등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선 ‘지문 등 사전등록제도’는 치매 환자의 지문, 얼굴 사진, 보호자 연락처 등을 미리 등록해 실종 시 신속하게 신원을 확인하고 보호자에게 연락하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등록은 가까운 경찰서, 지구대, 파출소 및 전국의 보건소와 치매안심센터에서 가능하며, ‘안전Dream’ 모바일 앱을 통해서도 등록할 수 있다. 실종 위험이 큰 치매 환자뿐만 아니라 지적장애인, 자폐성 장애인 등도 등록 대상에 포함된다.
안전Dream 앱을 통해 신청하려면, 보호자 본인 인증, 등록 대상자 정보와 신체 특징 입력, 사진 및 지문 등록, 보호자 정보 입력, 개인정보 이용 동의 등이 필요하다.
치매 노인 실종 시 대부분 지구대로 인계되기에 안정적이고, 배회 노인은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지 않거나 배터리가 떨어진 경우가 많아서 지문 확인은 보호자 연락과 귀가 조처에 최적의 도구다. 치매로 배회하는 노인의 상당수가 야외에서 장시간 방치돼 생명에 위협을 받는 사고로 이어지므로 지문 사전등록률을 높여 실효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문 사전등록을 한 치매 환자는 2020년 3,590명에서 작년 6,983명으로 늘었지만, 작년 기준 누적 등록자는 3만 320명으로 전체 치매 환자 91만 명의 3.3%에 불과하다. 치매 환자의 지문 사전등록률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낮은 사전등록률, 원인은?
치매안심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지문 사전등록률이 낮은 이유는 ▲초기 치매 환자의 거부감 ▲보호자의 인식 부족 ▲독거노인의 보호자 미지정 문제 ▲절차의 복잡성 등으로 요약된다.
관계자는 “환자 본인이 ‘아직 괜찮다’고 생각해 등록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고, 보호자 역시 ‘지금은 괜찮다’며 등록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며, “지문 등록 시 보호자를 필수로 지정해야 해, 독거노인의 경우 등록 자체가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고령자의 지문 인식률 저하, 등록 시스템의 연계 부족, 제도에 대한 홍보 부족 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전등록률 활성화 방안은?
지문 등 사전등록제도의 등록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 운영 방식의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제안한 주요 해결책은 다음과 같다.
심리적 저항감 해소
'지문 등록=치매 낙인'이라는 인식을 줄이기 위해 ‘안전 등록’, ‘안심 등록’ 등 중립적 용어를 사용하고, 감성적 접근의 홍보 콘텐츠를 제작할 필요가 있다.
보호자 인식 개선 및 인센티브 제공
보호자에게 실종 사례 중심의 안내 자료를 제공하고, 등록 시 GPS 손목밴드 대여 등 실질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한다.
절차 간소화 및 접근성 향상
병원에서 치매 진단을 받는 즉시 ‘안전Dream’ 앱을 통해 지문 등록으로 연결하는 원스톱 시스템 구축이 요긴하다. 또한 앱 이용이 어려운 고령층을 위한 방문 등록 서비스 확대와 지문인식이 어려운 노인을 위한 대체 생체 정보(얼굴 사진, 음성 등) 등록 방안도 필요하다.
독거 치매 노인의 보호자 부재 대책 마련
요양보호사, 방문요양센터장 등 제3자가 임시 보호자로 등록할 시에 실종 상황에서 보호자 역할을 하면서 불편함이 없도록 체계를 보완하고 공공후견인 제도를 적극 접목한다.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와 시스템 연계 강화
약국, 병원, 지하철 등 생활 접점 공간에서의 홍보 강화와 더불어, 보건복지부-경찰청-지자체 간 정보 공유 시스템을 강화하도록 한다.
치매 환자 실종 사고는 예고 없이 발생한다. 실종 후 24시간 안에 찾는 것이 생사를 가르며, 지문 등록은 안전한 귀가를 위한 수단이다. 치매가 ‘기억을 잃는 병’이라면, 지문 등록은 ‘가족을 다시 찾는 희망’이다. 실종을 막기 위한 사전 준비와 신속한 귀가 조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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