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친화 사회를 구현한 오리건주의 사례 분석
주거 중심의 맞춤 돌봄부터 저소득 치매 주민 보장까지

미국에서 특정 주를 '가장 치매를 잘 돌보는 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치매 돌봄 서비스의 질과 접근성은 주마다, 심지어 같은 주 내에서도 지역마다 차이와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요인들을 고려해 치매 돌봄 환경이 좋은 주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치매 친화 지역사회 정책
일부 주에서는 치매 환자와 가족을 위한 지역사회 기반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워싱턴주의 ‘치매 로드맵’은 타주에서 참고할 정도로 모범 사례로 꼽힌다.

다양한 돌봄 서비스 제공
요양원, 주간 보호 센터, 재택 돌봄 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의 돌봄 옵션이 잘 갖춰져 있고 접근성이 좋은 주가 돌봄 시스템이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메디케어(Medicare, 65세 이상 노인과 특정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연방 정부 차원의 의료보험)나 메디케이드(Medicaid,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 지원 프로그램) 같은 공공 보험의 지원을 통해 치매 환자에게 포괄적인 돌봄을 제공하는 주가 있다.

의료 전문가의 전문성 및 접근성
치매 전문의, 간호사, 치료사 등 전문 인력의 확보와 이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이 중요하다.

알츠하이머협회(Alzheimer's Association)의 활동
각 주마다 알츠하이머협회 지부가 활발하게 활동하며 정보, 상담, 지원 그룹 등을 제공한다. 각 주의 치매 환자와 가족에게 큰 도움이 된다. 알츠하이머 협회는 24시간 헬프라인을 운영하며 정보, 조언, 위기 지원 등을 제공하고 지역 협회의 전문가와 연결해 준다.

치매 연구 및 혁신적인 프로그램
치매 연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글렌너 타운 스퀘어(Glennes Town Square)와 같은 혁신적인 치매 마을이나 AI 케어 시스템 등 새로운 돌봄 모델을 도입하는 주가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기준으로 치매 돌봄 시스템을 평가할 때 오리건주는 치매 친화 사회를 효과적으로 구현한 대표적인 주다.

 

오리건주 개요

미국 서북부에 위치한 오리건(Oregon)주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다채로운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미국의 33번째 주이자 아홉번 째로 넓은 주로 면적이 한국의 2.55배다. 인구는 약 428만 명으로 한국의 1/12이다. 태평양과 맞닿아 있으며, 캐스케이드 산맥이 주를 가로지르는 지형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수도는 세일럼(Salem), 최대 도시는 포틀랜드(Portland)로, 오리건주는 역사와 현대 산업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목재 산업과 농업이 전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최근에는 환경 기술과 반도체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

 

오리건주의 최대 도시 포틀랜드(Portland) / pexels.com
오리건주의 최대 도시 포틀랜드(Portland) / pexels.com
눈 덮인 오리건주의 크레이터 호수(Crater Lake in Snow) / Public Domain Pictures(https://www.publicdomainpictures.net/en/view-image.php?image=224995&picture=crater-lake-in-snow)
눈 덮인 오리건주의 크레이터 호수(Crater Lake in Snow) / Public Domain Pictures(https://www.publicdomainpictures.net/en/view-image.php?image=224995&picture=crater-lake-in-snow)

 

오리건주의 치매 대응 전략 수립 배경

2005~2006년 기준으로 오리건주는 인구 10만 명당 치매로 인한 사망률이 921명(모든 형태의 치매 관련 질환 포괄 수치)으로, 같은 기간 뉴욕주의 458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리건주는 높은 치매 사망률에 대응하기 위해 2012년 7월, ‘알츠하이머병 및 관련 치매에 대한 주 계획(State Plan for Alzheimer’s Disease and Related Dementias in Oregon, SPADO)‘를 수립했다. 이 계획은 존 키츠하버(John Kitzhaber) 주지사가 서명했고, 2013년 3월 오리건주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SPADO는 치매 인식 제고, 돌봄 품질 개선, 가족 지원, 전문 인력 교육, 지역사회 참여까지 포괄하는 종합 전략을 포함하고 있으며, 오리건주가 치매 친화 사회로 전환하는 분기점을 만들었다.

 

오리건주 치매 로드맵(Oregon Dementia Roadmap)

오리건주 보건복지부(ODHS)가 발행한 치매 환자와 가족을 위한 안내서 <오리건 치매 로드맵(Oregon Dementia Road Map)>은 워싱턴주 치매 행동 협의회(Dementia Action Collaborative)의 자료를 오리건주에 맞게 수정 보완한 것이다.

 

오리건주 치매 로드맵(Oregon Dementia Roadmap) PDF 표지 /  https://oregoncarepartners.com/wp-content/uploads/2021/10/Oregon-Dementia-Road-Map_ODHS_ADRC.pdf
오리건주 치매 로드맵(Oregon Dementia Roadmap) PDF 표지 /  https://oregoncarepartners.com/wp-content/uploads/2021/10/Oregon-Dementia-Road-Map_ODHS_ADRC.pdf

 

영어, 한국어, 스페인어 등 9개 언어로 제공하고 있는 로드맵에는 치매의 진행 단계별로 필요한 대응 전략과 지역사회 지원 자원 등이 담겨 있다. 오리건주 노인·장애인 서비스국(ODHS) 공식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치매 초기 대응: 인지 변화 징후, 진단 절차, 의료 상담 정보 제공
단계별 돌봄 전략: 경도 인지장애부터 말기 치매까지의 대응 지침
행동 증상 대처법: 혼란, 불안, 공격성 등의 증상별 대응 방법
가족·돌봄자 지원: 의사소통 기술, 스트레스 관리, 법·재정 준비 안내
자원 정보: 오리건 ADRC(고령자·장애인 자원센터), 알츠하이머 협회 등 연결망 제공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

오리건주는 치매 환자들이 가능한 한 오랫동안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주간 보호 서비스, 재택 돌봄 서비스 등 다양한 지역사회 기반 돌봄 옵션을 제공하고, 관련 정보와 지원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어시스티드 리빙(Assisted Living)의 선구자

1983년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어시스티드 리빙(Assisted Living)’ 개념을 시작했다. 어시스티드 리빙 시설은 노인이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도 일상적인 도움(식사, 약 복용, 개인위생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 주거 공간이다. 오리건주에는 약 500개 이상의 ALF(Assisted Living Facilities)가 운영 중이며, 오리건 보건복지부(DHS, Oregon Department of Human Services)의 엄격한 관리를 받는다.

 

메모리 케어 유닛(Memory Care Unit)

오리건주 캔비(Canby)의 메모리 케어 시설 전경, 지역사회 기반의 소규모 치매 전담 주거 모델 / Senior Living Investment Brokerage (SLIB)
오리건주 캔비(Canby)의 메모리 케어 시설 전경, 지역사회 기반의 소규모 치매 전담 주거 모델 / Senior Living Investment Brokerage (SLIB)
포틀랜드의 메모리 케어 전용 요양시설, St. Andrews Memory Care / Regency Park Assisted Living – regencypk.com
포틀랜드의 메모리 케어 전용 요양시설, St. Andrews Memory Care / Regency Park Assisted Living – regencypk.com

 

메모리 케어 유닛은 치매·알츠하이머 환자를 위한 전문 주거 시설로, 폐쇄형 보호구역과 인지 자극 중심의 일상 활동, 안전한 물리적 환경 등을 갖추고 있다. 오리건주는 약 271개의 메모리 케어 시설을 운영하며 치매 환자에게 특화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 유닛 시설은 치매 환자의 안전과 자율성을 고려하여 설계되었으며, 전문 교육을 받은 직원들이 상주하여 돌봄을 제공한다.

특히 오리건주는 메모리 케어 운영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어, 시설의 물리적 구조·직원 교육·보호자 참여를 명확히 규제하고 있다. 주요 규정 사항은 다음과 같다.

인지 장애 사전 평가: 입소 전, 거주자의 인지 기능을 평가하여 적합성을 판단한다.
직원 교육: 모든 직원은 치매 관련 전문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관리자는 추가적인 교육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시설 구조: 안전한 환경을 위해 폐쇄형 보호구역, 충분한 조명, 탈출 방지 설계 등을 갖추어야 한다. 인지 자극을 위한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오리건주의 메모리 케어 유닛은 어시스티드 리빙 시설(Assisted Living Facility), 레지덴셜 케어 시설(Residential Care Facility), 요양시설(Nursing Facility) 내에 설치되며, 치매 환자를 위한 메모리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반드시 DHS로부터 ‘Memory Care Community’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용 비용은 지역과 시설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2024년 기준으로 월평균 7,500달러 이상(약 1,012만 원)으로, 전국 평균(2025년 기준 5,792달러[약 797만 원])보다 높은 수준으로 일반 가정이 감당하기는 매우 버겁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이나 중산층 가구는 공공 지원 제도를 통해 실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대표적인 제도로는 오리건 메디케이드(Oregon Health Plan), Oregon Project Independence(OPI), 퇴역군인 대상 VA(Veterans Affairs) 보조금 등이 있다. 

메디케이드를 통해 비용을 지원받을 경우 월 실질 부담금은 약 500~1,000달러(약 67만~135만 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VA의 Aid and Attendance 보조금은 월 최대 2,795달러(약 379만 원)까지 지원되며, 장기요양 보험을 활용해서 메모리 케어 비용의 상당 부분을 보장받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제도를 적절히 활용해 고비용의 메모리 케어 서비스를 현실적인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치매 환자를 위한 혁신적인 프로그램

오리건주는 치매 환자의 인지 기능 유지와 사회적 상호작용 증진을 위한 다양한 혁신 프로그램들을 시도했다.

맥주 양조 프로그램 참여
오리건주에서 치매 환자들이 참여한 맥주 양조 프로그램은 벤드(Bend)에 위치한 요양시설 Aspen Ridge Premier Retirement and Assisted Living에서 진행했다. 치매 환자들의 인지 기능 유지와 사회적 상호작용 증진을 목표로 맥주 양조 클럽을 조직해 정기적으로 활동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새로운 맥주를 양조하고, 이전에 양조한 맥주를 병입한다. 이 과정을 통해 인지 기능이 자극되고 사회적 상호작용이 증진된다. 지역 홈브루잉(Homebrewing) 클럽과 협력하여 공동으로 맥주를 제작하고, 이 중 일부는 지역 소규모 양조장에서 생산해 알츠하이머 협회를 위한 기금 마련에 활용한다.

오리건 케어 파트너스 (Oregon Care Partners)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무료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이다. 2025년 6월 17일에는 세일럼 컨벤션 센터(Salem Convention Center)에서 치매 케어 전문가인 티파 스노우(Teepa Snow)가 진행하는 치매 케어 컨퍼런스가 개최 예정이다.

티파 스노우(Teepa Snow), 치매 환자를 돌보는 혁신적인 방법에 대한 영상 캡처 / eepasnow.com

 

포틀랜드 메모리 가든(Portland Memory Garden)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있는 특별한 정원이다. 치매 환자를 위해 설계된 감각 정원으로, 안전하게 산책하고 기억을 자극하는 식물과 환경을 제공한다. 지역 사회 전체에 개방되어 있으며,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기억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하고 보호자에게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특별히 조성했다. 2002년 5월에 개장한 이 정원은 미국 내 8곳의 메모리 가든 중 하나이며, 공공 부지에 조성된 두 곳 중 하나다. 

포틀랜드 메모리 가든 / facebook.com/portlandmemorygarden
포틀랜드 메모리 가든 / facebook.com/portlandmemorygarden

 

멀트노마 카운티(Multnomah County) 치매 지원 리소스
치매 환자와 가족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내 행동 건강 리소스 센터와 서포티브 하우징 서비스를 통해 정신 건강 상담과 주거 지원을 제공하며, SUN 커뮤니티 스쿨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들을 위한 교육과 네트워크 형성을 돕는다. 또한 치매 환자의 안전을 고려한 약물 관리 및 법률 상담 서비스도 마련돼 있다.

이 같은 오리건주의 종합적인 지원 시스템이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저소득층과 고령자, 장애인을 위한 의료 접근성 확대

또한 오리건주는 메디케이드(Medicaid)를 통해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의 치매 환자들이 필수적인 의료 및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주 정부는 ‘오리건 건강 플랜(Oregon Health Plan)’ 아래 ▲요양시설 돌봄 ▲재가 및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Home and Community-Based Services) ▲노인·장애인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경로를 마련했으며, 특히 독립생활이 어려운 치매 환자에게는 메모리 케어 유닛이나 어시스티드 리빙 시설 내 돌봄 서비스도 일부 지원한다.

또한 메디케이드 자격이 되지 않는 계층을 위한 ‘오리건 프로젝트 인디펜던스(Oregon Project Independence)’라는 장기 돌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고령자와 장애인이 요양 시설이 아닌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제도는 치매 환자의 상태와 필요에 맞춘 개별화된 접근을 가능하게 하며, 지역사회 기반의 돌봄 모델을 강화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오리건주 벤드(Bend)에 위치한 치매 환자 생활 시설 Mt. Bachelor Assisted Living and Memory Care의 침실 / brightwaterseniorliving.com/senior-living/or/bend/powers-rd/living-options
오리건주 벤드(Bend)에 위치한 치매 환자 생활 시설 Mt. Bachelor Assisted Living and Memory Care의 침실 / brightwaterseniorliving.com/senior-living/or/bend/powers-rd/living-options
인디펜던스에 위치한 Blue Haven Memory Care의 공용 공간. 가정적인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치매 환자들에게 편안한 생활을 지원 / bluehavenseniorliving.com
인디펜던스에 위치한 Blue Haven Memory Care의 공용 공간. 가정적인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치매 환자들에게 편안한 생활을 지원 / bluehavenseniorliving.com
앨버니(Albany)에 위치한 Timberwood Court Memory Care의 중정, 치매 환자에게 안정감을 제공 / compass-living.com/senior-living/or/albany/timberwood-court-memory-care/photos
앨버니(Albany)에 위치한 Timberwood Court Memory Care의 중정, 치매 환자에게 안정감을 제공 / compass-living.com/senior-living/or/albany/timberwood-court-memory-care/photos

 

SPADO, 실효성은 있었나

2012년 오리건주가 수립한 치매 대응 전략 ‘SPADO(State Plan for Alzheimer’s Disease and Related Dementias in Oregon)’는 치매 인식 제고, 간병인 교육, 지역사회 연계 기반 구축 등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무료 교육 플랫폼인 ‘Oregon Care Partners’가 활성화되어 전문·비공식 간병인을 대상으로 한 치매 돌봄 교육이 체계화됐고, ‘오리건 치매 로드맵’과 다국어 안내서의 보급을 통해 정보 접근성과 돌봄 서비스의 질도 향상됐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2020년대에 들어서도 여전히 인구 10만 명당 37~48명 수준으로, 전국 평균인 36명을 상회한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치매 서비스 접근성이 제한적이고, 의료 인프라의 지역 편차 역시 해소되지 않고 있다.

SPADO는 오리건주가 치매 친화 사회로 전환하는 의미 있는 분기점이 되었지만, 실질적인 건강 지표 개선과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이후에도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뒷받침해야 한다.

 

유럽의 치매 마을과 오리건주의 차이점

네덜란드의 호그벡(De Hogeweyk), 프랑스의 랑드 알츠하이머(Village Landais Alzheimer) 같은 치매 마을 모델과 미국 오리건주의 어시스티드 리빙 및 메모리 케어 모델은 모두 치매 환자의 삶의 질과 자율성을 중시한다. 다만 공간 구성, 제도 운용 방식, 국가 시스템의 차이로 다음과 같은 구조적 차이가 있다.

 

네덜란드와 프랑스 치매 마을과 미국 오리건주 모델의 비교 / 디멘시아뉴스
네덜란드와 프랑스 치매 마을과 미국 오리건주 모델의 비교 / 디멘시아뉴스

 

치매 마을 모델은 치매 환자들이 현실감 있고 존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정된 공간 내에서 일상을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특히 중증 환자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데 효과적이다.

반면 오리건주의 ALF 및 메모리 케어 모델은 더욱 유연하고 개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며, 다양한 치매 진행 단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시설이 존재한다. 이는 지역사회에 가까운 방식으로, 다양한 재정 조건과 생활양식에 맞춘 접근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치매 마을은 ‘공간 전체를 치매 친화적으로 설계한 특수 모델’이라면, 오리건주의 어시스티드 리빙은 ‘치매 환자가 지역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설계된 통합적 돌봄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두 모델 모두 자율성과 존엄을 중심에 두되, '공공 vs. 민간 중심', '전용 공간 vs. 일반 주거 속 통합'이라는 실행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치매 정책에 시사하는 바

오리건주의 사례는 치매 돌봄을 단순한 의료·보호 중심에서 벗어나, 주거·자율성·사회참여 중심의 통합 돌봄 모델로 확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치매안심센터와 장기요양기관 중심의 체계를 넘어, 거주지 기반의 생활 돌봄 시설을 체계적으로 도입하고, 이를 위한 전문화된 인력 양성 및 인증 시스템 마련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오리건주 치매 로드맵’처럼, 환자와 가족이 치매 진행 단계별로 필요한 정보와 지역사회 자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체계적 안내 시스템도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치매 환자를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사회 속에서 역할과 존엄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주체적인 시민으로 존중하는 정책 철학의 전환이 핵심 과제다.

 

Sources

오리건주 치매 로드맵(Oregon Dementia Roadmap)
https://oregoncarepartners.com/wp-content/uploads/2021/10/Oregon-Dementia-Road-Map_ODHS_ADRC.pdf

Oregon Assisted Living – A Place for Mom
https://www.aplaceformom.com/assisted-living/oregon

Oregon Health Authority – Memory Care Regulations
https://www.oregon.gov/oha/Pages/index.aspx

Does Medicaid Cover Memory Care?
https://www.aplaceformom.com/caregiver-resources/articles/medicaid-and-memory-care?utm_source=chatgp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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